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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탈북민단체 “북 고위층 자녀 이서현 인권대사 임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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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해 4월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D.C.)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이서현(왼쪽에서 6번째)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여사는 당시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대사 사회로 약 1시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 참석해 이씨를 비롯, 정박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탈북민 인권운동가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 등과 북한의 인권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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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단체들이 전 북한 고위층의 자녀 이서현씨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임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강제북송피해자연대와 탈북인권단체장 36명, 인권피해자 탈북민 2700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서현씨의 북한인권대사 임명 재고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소속의 북한인권대사는 각 분야에 전문성과 인지도를 갖춘 민간 인사에게 대사 직명을 부여해 외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외직명대사’ 중 하나다. 지난 2016년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정부는 북한인권 증진 국제협력을 위해 북한인권대사를 둘 수 있다. 이신화 전 북한인권대사는 지난 7월18일 2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이 전 대사 퇴임 후 북한인권대사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인선 실무 부처인 외교부는 관련 분야 학자 등 이서현씨를 포함한 복수의 후보군으로 놓고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씨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4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함께 북한인권 관련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인연을 맺기도 했다.



탈북민단체는 “평양에서 태어난 이 씨는 ‘김정은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이정호씨의 자녀로,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를 다니다가 대흥무역총회사 지사장에 임명된 부친을 따라 중국으로 거취를 옮긴 뒤 대련 소재 동북재경대학에서 학위를 수여했다”며 “이와 같은 배경은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특권 중의 특권이며 오직 고위층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지적했다.



조선노동당 39호실은 조선노동당의 외화벌이 기관으로, 공식적으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소속이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조직이다. 39호실은 북한 전역과 해외에까지 걸쳐 산하에 각종 총국·지도국·무역회사·은행·기업소 등등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조직체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이서현씨가 인권의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닐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가 불평등과 불공정의 체제에서 특권을 누린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는 그가 북한의 인권피해자가 아닌, 체제에 의해 혜택을 받은 가해자 그룹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한 “인권의 핵심이 가해 그룹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과 결과라면 특권을 정당화하고 피해자 고통을 외면하는 사고를 가진 이서현 씨 인권대사직 임명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탈북민출신 인권대사의 인사는 유창한 외국어 실력이 아니라 자신의 삶 자체가 북한인권과 연계되는 상징적인 인물, 인권피해자인 탈북민사회가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신중하게 선정해 줄 것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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