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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수출입은행 여신 10%가 한화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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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규근 의원 “최근 2년새 특정기업에 몰아주기”

“윤 정부 이후 검찰 출신 8명 한화로”

한화·수출입은행, “대우조선해양 인수·방산 수출 영향 커”

경향신문

한화그룹 가스텍 2024 부스 조감도. 한화그룹 제공


한국수출입은행 여신 잔액의 10%가 한화그룹 계열사에 유독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한 영향도 있지만, 인수 이후로도 한화 계열사에 9조원 넘는 여신이 집행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20일 수출입은행에서 받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은 총 135조6327억원으로 이중 약 10%에 달하는 13조2523억원의 여신을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에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입은행이 여신을 지원한 상위 10개 기업의 여신 잔액 총 26조6382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2년 사이 수출입은행의 ‘한화 쏠림’은 뚜렷하다. 한화 계열사에 제공한 여신이 2022년 12월 말 4조4747억원에서 13조2523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단 지난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가 주요 변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이 한화에 지원한 여신 중 48.8%, 올해는 56.5%가 한화오션에 제공됐다.

차 의원은 그러나 “인수 이후에도 한화계열 전체에 집행한 여신이 9조4386억원(한화오션 4조7233억원)에 달해 단순히 기업결합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정권 차원의 몰아주기” 영향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지난 2월 수출입은행은 K9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방산 수출에 문제가 생기자 법정자본금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증액하며 지원을 이어갔다. 지난 4월에는 한화그룹에 대한 동일 차주 신용 공여 한도 소진율이 법에서 제한하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자 금융위원회에 예외 취급 승인을 받았다.

차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 출신들이 잇따라 한화그룹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사실도 지적했다. 차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2~2023년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한화손해보험,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에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 8명이 이직했다. 수출입은행 상임감사로 여당 당직자 출신인 차순오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이 선임되기도 했다.

차 의원은 “수출신용기관의 여신이 특정 기업에 너무 많이 쏠리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며 “여신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계열별 여신 순위를 보면 1위가 한화, 2위가 삼성, 3위가 HD현대로, 모두 대형 조선사를 보유한 그룹”이라며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1위에 올랐고, 인수 이후 제공된 여신 대부분은 사전에 약정된 한도 내에서 운영됐다. 특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대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화그룹은 “여신 잔액이 2023년부터 크게 증가한 것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방산 수출액 증가 영향이 크다”면서 “2022년 이후 검찰 출신 입사자들 대부분 수출입은행 여신 관련 업무와 무관한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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