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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가고 또 가고 … 일본여행 전문가가 꼽은 숨은 핫플 [여책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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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 주말 여행 이형준 지음, 즐거운 상상 펴냄,1만8000원


444만. 올 상반기 일본을 찾은 우리나라 사람의 숫자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 1~6월에 일본에 입국한 외국인은 1778만여 명으로, 외래관광객 4명 중 1명이 한국인이었다. 일본은 가깝다는 것에 더해 역대급 엔화 약세 분위기에 힘입어 한국 관광객에게서 사랑을 받았다. 이에 편승해 일본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담은 여행책도 속속 서점가에 등장 중이다. 금요일에 퇴근한 뒤 떠나 월요일 새벽에 돌아와 출근하는 여행비법을 알려준다거나, 아예 한 도시를 집중 공략해 평범하지 않은 나만의 여행을 떠나게 가이드해주는 책까지 그 폭도 넓다.

일본의 보석 같은 스폿…20코스로

1년 중 절반은 외국에서 보내는 사람, 30년 동안 145개 나라 2000곳의 도시와 유적지를 여행한 사람. 우리는 이런 이를 두고 베테랑 여행가라고 부른다. 더구나 여행으로 그치지 않고 여행지에서 느낀 아름다운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까지 한 이라면 여행작가란 타이틀은 당연하다. '일본 스토리 여행' '일본 온천 료칸 여행' 등 여러 권의 여행책을 낸 이형준 작가가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사실 10년 전 냈던 '일본 주말 여행'을 새롭게 꾸민 만큼 새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는 여행 황금기를 맞고 있는 일본의 보석 같은 스폿을 20개의 코스로 담았다. 20년 동안 100번 이상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 그답게 계절에 맞는 추천 시기, 교통편, 볼거리, 숙박, 음식까지 주말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또 일본 여행이 처음인 이를 위해 도쿄 오사카 핵심 2박3일을, 대도시를 섭렵한 이에게는 다카야마나 시라카와고, 역참마을, 구라시키 등을 제안했다. 가이드북에는 잘 나오지 않는 곳도 추가했다. 에도시대 때 도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성이었던 가나자와가 대표적이다. 전쟁과 자연재해의 피해를 입지 않아 전통 가옥 거리와 전통 문화가 잘 남아 있다. 나고야에서 특급 기차로 3시간 거리로, 기후현의 다카야마와 시라카와고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일본 산촌의 풍광과 독특한 가옥들, 푸근한 인심까지 느껴볼 수 있어 마음마저 여유롭다. 또한 역참마을인 마고메주쿠, 쓰마고는 일본 내륙의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로, 나고야에서 1~2시간이면 갈 수 있다. 도쿄를 자주 간 이라면 근교의 가루이자와, 닛코, 구사쓰, 가와고에, 아타미, 하코네, 가마쿠라, 에노시마 등 매력적인 여행지가 즐비한 만큼 좀 더 바깥으로 눈을 돌려도 좋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싼 것으로 유명하지만, 외국 여행자를 위한 할인패스가 다양하다. 패스만 잘 활용해도 여행 경비를 많이 아낄 수 있다. 자유 여행을 계획해본 여행자라면 가장 고민스러운 포인트는 역시 교통편 아닐까. 경비는 물론 효율적인 일정을 짜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코스마다 활용할 수 있는 할인패스 정보를 비롯해 기차, 버스, 전철 등 여러 교통수단 중 효율적인 동선을 제시한다.

매일경제

규슈, 이런 여행 손일·김성환·탁한명 지음, 푸른길 펴냄, 2만원


지리학자 3인의 규슈 여행의 모든 것

지리학자 3명이 모여 책을 냈다. 그것도 여행책이다. 과연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다뤘을지 배경부터 궁금해진다. 맏형 손일 전 부산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글을, 둘째 김성환 현 신라대 호텔관광경영학부 교수는 사진을, 막내 탁한명 부산대 강사는 지도를 맡아 책을 꾸렸다. 이들이 택한 곳은 일본 규슈. 지리학자가 쓴 글이라 혹시나 대학 교재 같은 건조한 이야기를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셋이서 십여 차례 규슈를 다녀오며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를 에세이로 엮었으니 말이다. 이 책에는 세 명의 지리학자가 다닌 일본 여행 중에서 규슈 지역만을 다듬어 모은 특별한 규슈 여행법이 담겨 있다. 보통 지리학자들은 지표상에서 일어나는 자연 및 인문 현상을 지역적 관점으로 연구하고 다닌다. 규슈를 여러 번 다녀 온 세 사람은 가고 또 가서 찍은 빈틈 없는 사진, 이제는 동네처럼 익숙해진 지역을 직접 그린 지도, 지리학자라는 전문성으로 지역 전체를 바라보게 하는 글을 한데 모았다.

규슈는 가장 가까운 외국이면서 일본의 다른 곳으로 가는 경우라도 후쿠오카에서 신칸센이나 렌터카로 일본 전역의 목적지로 향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가까운 시작점이라 처음으로 하는 여행지로도 좋고, 같은 이유로 마지막으로 하기에도 좋다. 규슈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대륙과 해양을 향하는 전진기지와 교두보 역할을 했다. 이런 이유로 외세 접근의 최전선에 위치함으로써 군사적 충돌과 외래 문명의 수용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만 했다. 나가사키, 히라도 같은 에도 시대 개항장이나 시마바라, 아마쿠사와 같은 기독교 박해 역사 공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고대부터 이어져온 우리와 교류의 역사도 곳곳에 남아 있다. 쾌청하고 온화한 기후와 산악, 바다, 화산, 섬, 식생 등 자연환경도 다채롭다.

이 책은 규슈에서 어떤 것을 보면 좋을지 알려준다기보다는 이런 규슈를 보고 오라는 여행 제안서 같다. 어떤 도시에서는 역사를 이야기하다가 인물 하나가 등장하는데 지도를 보여주며 이리로 가면 그의 동상이 서 있다고 알려주는 식이다. 그렇다 보니 동상들만 따라다녀 보고 싶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마저 샘솟게 한다. 규슈에 갈 때마다 목표는 조금씩 달랐지만 차곡차곡 쌓아 하나로 모아 봐도 의미 없는 발걸음과 날리고 싶은 사진이 없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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