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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수장 궤멸에 '저항의축' 치명상…美 "네타냐후와 종전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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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분쟁 새 국면 ◆

매일경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의 사망을 확인한 17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많은 시민들이 그의 죽음을 환영하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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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하마스 수장 야히아 신와르를 제거하면서 중동 분쟁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반미·반이스라엘 성향의 중동 무장세력 '저항의 축' 지도부가 지난 몇 달 사이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공세에 거의 궤멸하면서 이들을 지원해온 이란의 전략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교착상태에 놓여 있던 가자 평화 협상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1년간 추적한 끝에 전날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탈알술탄 지역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고, 이 중 1명이 신와르임을 확인했다. 하마스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공격인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이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이끌었던 하산 나스랄라에 이어 하마스의 수장까지 사망하면서 공전을 거듭해온 가자 휴전 협상이 힘을 얻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수뇌부가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과 암살로 제거되면서 휴전 협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연구 단체 호라이즌센터의 이브라힘 달랄샤 센터장은 뉴욕타임스(NYT)에 "그들(하마스) 자신의 생존을 위해 전쟁을 일으킨 사람(신와르)보다 더 많은 타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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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신와르라는 장애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무고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이번 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한 방안을 (이스라엘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인질 송환과 가자지구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가자지구에서 마침내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고 강조했다.

유럽 주요국은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일제히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신와르는 10월 7일의 테러 공격과 야만적인 행동의 주요 책임자였다"며 "프랑스는 하마스가 붙잡아둔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전력을 다해 (전쟁을) 계속하겠다"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그 대리세력이 여전히 전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점도 전쟁 종식의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다.

이날 이란과 헤즈볼라는 신와르 제거 소식에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아미르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신와르 사망 소식 이후 "저항 정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새 확전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와르를 잃은 하마스가 칼리드 마슈알 해외조직 책임자를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슈알이 현재 신와르의 대행을 맡아 이스라엘 인질 석방 협상과 관련된 주요 당사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레바논 LBCI 뉴스가 18일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올해 68세인 마슈알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하마스 정치국장을 지내면서 하마스를 이끈 전력이 있다. 그는 현재 카타르에서 다른 하마스 고위 관리들과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스라엘군에 의해 제거된 하마스 1인자 신와르는 가자지구 휴전을 반대해온 하마스 내 대표적 강경파였다.

[최현재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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