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10일 야히야 신와르가 가자시티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외신 특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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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된 야흐야 신와르(62)는 지난 7월31일 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이스마일 하니야 정치부문 지도자와 함께 하마스를 이끈 최고위층 인사다.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 하마스 쪽 최종 의사를 결정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던 그의 사망 이후 누가 하마스를 이끌지에 관심이 쏠린다.
신와르는 1962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신와르의 부모는 현재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해당하는 지역에 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약 75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에서 쫓겨난 ‘나크바(대재앙)’를 겪으며 난민이 됐다. 어린 시절 난민촌에서의 경험들은 신와르의 반이스라엘 정서를 형성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가자지구 이슬람대학교에서 아랍어를 전공한 그는 하마스 공동 설립자인 성직자 아흐마드 야신과 가까이 지내며 이슬람주의 운동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에는 팔레스타인 민중봉기인 1차 인티파다(1987) 때 합류했다. 보안 조직 수장으로 임명돼 활동했고, 이스라엘에 협력하는 스파이를 색출해 잔혹하게 살해하는 임무를 맡아 ‘칸유니스의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2011년 10월18일 이스라엘군의 인질 교환 석방으로 이집트와 교차하는 라파흐 해협에 도착한 하마스 최고 안보 전략가 야히야 신와르가 하마스 군부대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라파흐/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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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88년 이스라엘 군인 2명을 살해했고, 팔레스타인쪽 정보원 4명 사살 계획을 세웠다가 붙잡혀 이듬해 이스라엘 법원에서 종신형 4회를 선고받았다. 이후 2011년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와 이스라엘에 갇힌 1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과정에서 풀려나 가자로 돌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그를 가리켜 “20여년 동안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이스라엘을 연구하고 이스라엘의 약점을 파악하려고 노력한 뒤 이스라엘을 전복시키기 위해 강력한 민병대를 조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3년 하마스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됐고, 2017년 정치국 위원장이 됐다. 미국 국무부는 2015년 그를 특별 지정 테러리스트로 분류했다.
그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는 ‘알 아크사 홍수’ 작전의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무장투쟁만이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을 종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다. 알자지라는 2021년 신와르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 힌드 하산을 인용해 그가 어려운 질문을 피하지 않는 “저항적”인 인물로 보였다고 했다. 최근까지 하마스의 가자지구 조직을 이끌었으며, 지난 8월6일 하니야의 후임으로 정치 지도자 역할까지 맡겨져 대외 정책을 총괄해왔다.
17일(현지시각) 하마스 지도자 야야 신와르의 사망이 공식 발표되자 예루살렘 사람들이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예루살렘/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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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와르의 뒤를 이을 하마스 수장으로는 칼리드 마샬, 칼릴 하이야 등이 언급된다. 마샬은 1996년부터 2017년 이스마일 하니야가 정치지도자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하마스를 이끈 이로, 요르단과 레바논에서 하마스 세력을 규합하는 역할을 해왔다. 카타르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하이야는 신와르의 대리인으로 하니야와 함께 휴전회담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밖에도 하마스 창립자 중 한 명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 신와르의 친동생인 무함마드 신와르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새로운 정치지도자는 하마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슈라 위원회를 통해 선출되는데 영국 텔레그래프는 마샬이 하마스 수장 경험을 가졌으며 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물밑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와 새 수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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