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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검찰과 법무부

4년6개월 수사한 검찰 “金여사 주가조작 증거 확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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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걸쳐 수사결과 발표

조선일보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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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17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김 여사가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했거나 알았다는 진술과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0년 4월 고발장이 접수된 지 4년 6개월 만이다. 검찰은 이날 이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기자들 질의응답 포함 4시간 동안 진행했다.

항소심까지 진행된 권오수 전 회장 등의 재판에서 법원은 검찰이 기소한 김 여사의 계좌 6개 중 3개(대신·미래에셋·DS투자증권)가 주가조작에 사용됐다고 봤다. 전체 범행에서 인정된 통정매매 98회 중 47회가 김 여사 계좌에서 있었다는 것이다. 통정매매는 주가조작 세력끼리 미리 가격을 정해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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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규


◇세력들 “金, 주가조작 몰랐을 것”

그러나 검찰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주포’ 이모씨(1차)와 김모씨(2차),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블랙펄인베스트의 이종호 전 대표 등 이번 사건 피고인 모두가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주가조작) 또는 주가 관리를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고, 김 여사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했다.

김 여사도 2021년 12월 1차 서면 조사, 지난 7월 2차 서면 조사와 대면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미래에셋과 DS투자증권 계좌는 직접 운용하지 않아 주가조작이 있는 줄 몰랐고, 대신증권 계좌는 증권사 직원과 상의하며 직접 운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가 시작된 2020~2021년 주포 이씨와 김씨의 통화 녹음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제시했다. 김씨는 2020년 9월 통화에서 “(김건희) 걔? 뭐 먹은 것도 없을걸. 그냥 권오수가 사라고 그래 갖고 샀다가 뭐 팔았지”라고 했고, 이씨는 “김건희만 괜히 피해자고”라고 했다. 이씨는 또 2021년 4월 김 여사를 “그냥 여러 명 중 한 명(one of them)”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도이치모터스 초기 투자자 11명 중 한 명일 뿐이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주포들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의 지인으로서 계좌가 활용된 정도로 인식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검찰 “金, 뉴스 보고 주식 하는 수준”

검찰은 김 여사가 주식 거래의 전문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여사처럼 전주(錢主)로서 2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손모씨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손씨는 1심과 2심에서 주가조작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이 1심 선고 후 공소장 변경을 해 추가(예비적 공소 사실)한 방조 혐의는 인정됐다.

수사팀은 손씨가 단순한 전주가 아닌 전문 투자자로서 주포 김씨의 요청을 받고 주식을 매매했고, 이전에도 김씨의 요청을 받고 다른 종목의 주가조작에 관여했다고 했다. 손씨는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김씨는 손씨가 범행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고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도 이런 정황이 확인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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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결과 발표하러 온 중앙지검 4차장·반부패수사 2부장 -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상원(오른쪽) 4차장과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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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 여사는 주식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고 권 전 회장을 믿고 초기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투자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여사는 지인 추천이나 언론 보도를 보고 주식 거래를 하는 수준”이라며 “미필적으로나마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하거나 예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이 앞서 방조 혐의로 약식기소한 주가조작 방조범 3명은 전직 증권사 직원이거나 투자업을 하는 등 전문 투자자였고, 범행을 자백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 밖에 검찰은 권 전 회장이 주가조작 등과 같은 ‘직접적’인 표현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관련자 진술, 상장사 대표가 주가조작을 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렵다는 점 등도 김 여사의 혐의 없음 근거로 댔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이번 사건은 권 전 회장이 주포 등과 범행을 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상장 전부터 투자한 김 여사 등 초기 투자자들의 계좌와 자금을 자신의 범행에 활용한 게 실체”라면서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을 믿고 수익을 기대하며 제3자에게 계좌 관리를 맡기거나 권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거래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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