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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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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우주복' 입고 … 달에서 의학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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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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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출발한 달 착륙선이 사흘이면 달에 도착한다. 착륙선 문이 열리더니 흰색 바탕에 세련된 붉은색이 군데군데 박힌 '프라다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이 내린다. 곧장 달기지로 가 주차돼 있던 '달 탐사 차량(LTV)'에 올라탄다. 시속 15㎞의 속도를 내는 LTV를 타고 8시간 동안 달 구석구석을 탐사하고, LTV에 달린 한국 기업 보령의 '우주의학 실험장치'도 점검한다. 정상적으로 작동 중임을 확인한 뒤 기지로 복귀한다.

공상과학(SF) 소설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이 모습이 2030년 현실화된다. 17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프라다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에 쓰일 차세대 달 우주복을 공개했다.

액시엄스페이스와 프라다가 함께 개발한 우주복은 우주인이 달에서 활동할 때 입을 선외활동복이다. 달은 그늘에선 영하 250도, 태양 아래에선 영상 250도까지 올라 극한의 온도차를 보인다. 액시엄스페이스는 기존 우주복보다 유연성을 높이고 혹독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기능을 가미했다. 프라다와 협업해 디자인적 요소까지 더했다. 이날 공개된 우주복은 기존 우주복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흰색이지만 프라다를 상징하는 빨간색 줄무늬와 회색이 군데군데 배치됐다.

우주인들은 이 우주복을 입고 최소 8시간 동안 우주를 유영할 수 있다. 달 남극의 극한 기온도 최소 2시간을 견딜 수 있다. 제작 과정에선 이런 성능을 갖춘 우주복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과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다 창립자 미우치아 프라다의 아들인 로렌초 베르텔리는 AFP에 "우주화에 사용된 소재는 비밀"이라고 말했다.

프라다 우주복은 2026년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3호 임무부터 사용된다. 3호 임무는 달에 유인 착륙선을 보내는 것이다. 이에 성공하면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반세기 만에 인류가 다시 달에 들어간다.

NASA는 달 탐사에 쓰일 LTV 개발도 민간 기업이 주도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지난 4월 아르테미스에 사용될 LTV 제작사 후보로 선정됐다. LTV는 2030년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5호 임무에 쓰인다. 우주인이 탑승하는 형태의 차량으로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 정도이며 울퉁불퉁한 지형의 달 표면을 잘 달리도록 만드는 것이 과제다. 현재 설계 중인 LTV가 최종 선정되면 46억달러(약 6조3000억원)의 사업비를 받게 된다.

한국 기업도 동참한다. 보령은 이번 IAC에서 인튜이티브머신스의 LTV 개발에 참여하기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함께 우주의학 실험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보령 관계자는 "달의 환경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 등을 연구하는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인튜이티브머신스의 LTV에 실어 달에서 우주의학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령은 추진 중인 우주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휴먼 인 스페이스(HIS) 챌린지'에도 인튜이티브머신스를 참여시킬 계획이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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