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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위기극복 쇄신' 와중에 임단협 시작…"삼성전자 생존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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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지연·中 추격에 반도체 '사면초가'…대대적 쇄신 예고

노사 갈등, 쇄신에 찬물 우려…신속·원만한 임단협 타결 과제

뉴스1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이재용 회장 무노조 경영 폐기 약속을 지켜라' 삼성전자 파업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8.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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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반도체 사업 위기에 직면한 삼성전자(005930)가 노조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본교섭을 개시하면서 또 하나의 과제를 안게 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확보 지연과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에서 신속하고 원만한 임단협 타결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제1차 단체협약 본교섭을 진행한다. 노사는 상견례 후 각각 요구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사는 실무교섭을 통해 임금 협상은 격주 월요일, 단체협약 협상은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식으로 '2주간 3회' 본교섭을 하기로 합의했다. 아직 체결하지 못한 2023~2024년 임단협에 더해 2025년까지 3년 치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한 시점이어서 이번 교섭에 삼성전자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삼노가 지난 임금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총파업에 나설 때 제기된 위기론은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현실로 다가왔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9조 1000억 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디바이스설루션(DS, 반도체) 부문에서 5세대 HBM(HBM3E) 8단·12단 제품이 엔비디아 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중국 업체들이 범용 메모리 공급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DS 부문은 2분기 6조 4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20% 이상 줄어든 5조 원대 초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고, 대대적인 인적·조직 쇄신을 예고했다. 어느 때보다 책임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노사 갈등은 치명적이다.

전삼노 조합원 3만 6500여 명 중 대다수는 DS 부문 소속으로, 지난 총파업 당시에도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신인도 하락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교섭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못하면 노조가 또다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 등 '윗선'을 겨눌 가능성도 있다.

임단협의 관건은 노조원 대상 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는 지난 7월 집중교섭 당시 유급 노조활동 인정, 성과급 기준 개선, 연차의무사용일 수 축소 등에서 합의했지만, 전삼노가 조합원 대상 '삼성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추가로 요구하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사측은 이번 임단협에서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 형평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다시 교섭을 시작하는 만큼 각자 요구안이 나와봐야 협상의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회사가 처한 환경이 심상치 않은 만큼 이번 임단협은 꼭 타결해야 한다는 데는 노사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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