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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시위와 파업

“천안 뉴스테이 사업 취소 동의해달라”… DL이앤씨 종로 사옥 앞 상복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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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원성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일부 조합원들이 ‘뉴스테이 사업을 취소’를 요구하며 이해욱 DL이앤씨 회장 자택(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사옥(종로) 앞에서 상복을 입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15일부터 시작된 집회는 이달 말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첫날 시위 참가 조합원은 25명이지만, 100여명까지 늘어날 것이란게 시위참가 조합원들의 얘기다.

세계일보

충남 천안시 원성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일부 조합원들이 DL이앤씨 사옥(종로) 앞에서 상복을 입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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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조합원들은 그동안 국토부에 “뉴스테이 사업 선정을 취소하고 일반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국토부는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DL이앤씨)와 조합 사이 매매계약 체결을 전제조건으로 사업 선정을 한 만큼, 조합 일방의 요구만으로 사업선정 취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시공사인 DL이앤씨와 합의없이는 뉴스테이 사업 선정을 취소하고 일반분양으로 전환활 수 없다는 분명한 설명이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이 DL이앤씨 회장 자택과 사옥에서의 시위를 통해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자를 압박해 사업 취소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조합원들은 상복을 입고 오전 6시부터 DL이앤씨 회장 자택에서 출근길 시위를 한 뒤 사옥으로 자리를 옮겨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추진된 뉴스테이 사업 36개 중 19개(52%)가 취소됐다. 하지만 이들 모두 사업자와 조합 사이에 매매개약을 해지했거나, 해지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사업선정 취소가 가능했다. 사업선정이 취소된 사업장 대부분은 사업 초기에 계약 이행이 이뤄지지 않아 취소를 결정할 수 있었다.

반면 원성동 재건축 사업은 사업자와 조합 사이에 매매계약이 해지되지 않았고, 이미 완공됐기 때문에 사업선정 취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000억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국토부 입장에서도 원성동 재건축 사업장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 현재로서는 사업자와 조합 사이의 원만한 합의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원성동 재건축 사업은 조합과 사업자가 기업형 임대아파트 매매계약 체결시점에 확정된 비례율은 86.7%다. 하지만 완공 시점에 비례율이 20%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추가 분담금 없이는 입주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분담금액이 4배 이상 커지면서 억대의 추가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은 모두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국토부에 사업선정 취소를 요구했다.

현재 원성동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4월 완공했지만 사업자와 조합원 사이에 갈등, 조합원들 반목에 따른 비대위 결성 충돌, 일부 토지 미매입 등으로 준공이 나지 않은 상태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부는 저렴한 임대아파트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주택가격 급등을 막고 서민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한다며 ‘뉴스테이(공공지원 민감임대주택 연계형)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공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은 착공 시점에 지급하도록 규정하면서 사업 절반이 취소되는 등 문제를 낳고 있다.

한 정비업체 관계자는 “매매금액이 정해지면 비례율도 고정금액으로 확정되는 게 정상이다. 계약 체결 이후 착공까지 최소 4년 이상 걸리는데, 그 사이 공사비나 분양가격 등이 오르면 비례율이 변동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국토부의 허술한 사업계획을 지적했다.

시공사와 조합이 원만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게 가장 빠른 해법이지만, 양측 모두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커서 양보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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