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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영상통화까지 했는데 속았다"…630억 뜯어낸 미녀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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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딥페이크.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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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짜 여성의 얼굴로 남성들을 속여 수백억원을 뜯어낸 홍콩 범죄조직원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1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딥 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 여성과 사랑에 빠진 남성들에게 4600만 달러(약 628억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 사기 조직 구성원 2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남성 21명, 여성 6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전형적인 온라인 로맨스 사기 수법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매력적인 여성으로 가장해 피해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실수로 보냈다"면서 친분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생성된 여성의 사진을 보냈고, 성격·학력·직업 등도 꾸며냈다.

피해자 대부분은 대만과 싱가포르, 인도 등 다양한 지역의 남성들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조직이 정교한 딥 페이크 기술로 조직원의 외모와 목소리, 옷차림, 말투 등을 매력적인 여성으로 바꿨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영상 통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여성과 낭만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조직원들은 피해자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면 가짜 암호 화폐 거래 플랫폼에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에게 조작된 거래 기록을 보여주고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돈을 인출하지 못하게 되자 그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 9일 사기 조직을 급습한 경찰은 현장에서 컴퓨터 여러 대, 휴대전화 100대 이상, 20만 홍콩 달러가 넘는 범죄 수익금, 고급 시계 여러 개를 압수했다.

조사 결과 체포된 용의자들은 21~34세 사이의 고학력자로, IT 기술 관련 학과를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 사기 수법으로 한 달에 수만 홍콩 달러를 벌었고, 일부는 10만 홍콩 달러 이상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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