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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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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가장 위험, 교통사고 사망 최다…단풍버스 어떻게 다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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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안전이 생명이다 ④] 가을 행락철 사고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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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화물차와 추돌해 심하게 부서진 관광버스 모습. 연합뉴스


" “하루 평균 9명 넘게 사망.” "

단풍철 행락객이 몰리는 10월과 11월에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풍 명소를 오가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관광버스(전세버스) 사고도 이 시기에 집중되고, 피해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이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을 통해 ‘최근 3년간(2021~2023년) 교통사고 사망자 현황’을 분석한 데 따르면 10월에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체의 10.5%(862명)로 최다였다. 이어 11월 9.7%(799명), 9월 9.0%(742명) 순이었다.

이는 3년간 월평균 사망자 수인 683.5명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또 가을(9~11월)을 합하면 전체 사망자의 30%에 육박하는 데다 본격적인 단풍 행락철(10~11월)만 따져도 20%가 넘는다.

10월만 따져보면 한 해 평균 287.3명으로 하루에만 9명 넘게 목숨을 잃은 셈이다. 봄철 행락객이 몰려 사고가 늘어나는 5월(평균 231명)과 비교해도 사망자가 56명이나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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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이처럼 단풍 행락철에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증하는 건 무엇보다 나들이로 인한 통행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단풍 명소로 향하는 차량이 증가하면서 교통사고도 덩달아 더 자주 발생한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전세버스(4만대 안팎) 사고도 한몫한다. 전세버스가 가해자인 사고(2021~2023년)만 따져보면 1년 중 11월(12.2%)과 10월(11.1%)이 가장 잦다.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 역시 11월(21.8%)과 10월(14.5%)이 전체의 36%를 넘는다.

특히 전세버스 사고는 고속도로에서 발생했을 때 치사율이 유독 높았다. 도로별로 따질 경우 일반시도에서 최다인 1075건이 발생했지만, 치사율은 2.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고속도로에서는 214건이 발생하고 8명이 숨져 치사율이 3.7%로 두배 가까이 됐다. 치사율은 사고 100건당 사망자가 발생하는 비율이다. 지난해 도로 종류별 행락철(9~11월) 치사율을 봐도 고속도로가 4.72%로 두 번째인 지방도(2.27%)보다 배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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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대구 달서구 도심 속 테마파크 이월드 주차장에 현장 체험학습 등 단체 나들이객을 태우고 온 전세버스가 빼곡히 주차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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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락철에는 전세버스 여러 대가 한꺼번에 줄지어 움직이는 경우(대열 운행)가 많은데 이때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바싹 뒤를 따르다가 급정거 등으로 인해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졸음운전이나 전방주시태만도 많다.

실제로 사고를 낸 전세버스 기사의 법규 위반 중 가장 많은 게 ‘안전운전의무 불이행(51.2%)’이었고, 이어서 ‘안전거리 미확보(17.7%)’· ‘신호위반(12.1%)’ 순이었다.

사망자 발생이 최다였던 경우 역시 안전운전의무 불이행(65.5%)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 조작, 졸음운전으로 인한 전방주시 태만 등이 모두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행락철에 안타까운 교통사고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운전자는 과속이나 끼어들기 등 난폭운전을 삼가고, 장거리 운전 때는 중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승객은 반드시 안전띠를 착용하고 차내 음주·가무 등으로 운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또 전세버스를 구하고 계약하려고 할 때 공단에서 매년 2월과 8월에 공개하는 ‘전세버스 교통안전정보 공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세버스 운수사업자를 대상으로 교통안전관리 및 교통안전실태에 대해 종합평가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공시자료 제출률이 97%가량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전세버스 운수사업자의 안전정보가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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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한 '위험 운전행동 경고 시스템'은 운전자의 신체 상태와 차량의 주행 상태를 동시에 파악하는 장치들로 구성돼 있다. [사진 교통안전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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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해 버스 운전자의 신호 위반과 졸음운전 등 위험 운전행동을 경고하는 시스템을 장착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시내버스에 시범 도입됐으며, 올해 고속·시외버스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공단 교통안전처의 김경만 차장은 “졸음운전 같은 경우 기사의 눈꺼풀 움직임이나 고개 움직임 등을 AI 영상카메라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위험요인을 판단해서 소리나 진동으로 경고를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운전자의 신호위반 71.4% 감소 ▶중앙선 침범 10.6% 감소 ▶전방주시태만 33.3% 감소 ▶흡연 86.9% 감소 등의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현재 시범 도입 중인 시스템은 대당 60만원 정도이며, 실시간 데이터 전송 등에 따른 통신비가 별도로 부과된다. 업계에선 통신부 부담 때문에 시스템 도입을 꺼린다는 얘기도 나오는 만큼 이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용식 공단 이사장은 “자칫 방심했다가는 즐거운 나들잇길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전세버스 관련 안전정보 등도 최대한 활용해 안전한 행락철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중앙일보 공동기획]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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