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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빚 23억' 이진호가 빠진 온라인도박…불법 웹툰 보던 청소년도 손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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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개그맨 이진호 내사 착수
관련 사이트 단속 사실상 불가
청소년 중독도 3년새 5배 증가
성매매 등 강력범죄 노출 우려

머니투데이

개그맨 이진호. /사진=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AX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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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진호씨가 고백한 불법 온라인 도박의 그림자가 사회 곳곳에 스며든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지만, 도박을 한 사이트까지 단속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단속을 피하는 이들은 청소년까지 끌어들인다.

15일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온라인 도박 규모(이용자 기준)는 37조505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온·오프라인을 합친 국내 게임산업 매출(22조2149억원)보다 69% 큰 규모다.

온라인 도박은 사설 토토나 오프라인 도박장 등을 제치고 불법 도박의 대세가 됐다. 2022년 불법 도박 규모는 102조7236억원이었는데, 온라인 도박이 36.51%로 비중이 가장 크다. 아울러 2019년(24조1611억원)에 비해 55% 늘어 다른 불법 도박에 비해 빠르게 성장 중이다. 도박 사이트들은 주로 동영상이나 웹툰 등 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걸어 홍보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도박 사이트들은 주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영업한다. X(옛 트위터)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사이트 주소를 공지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불법사이트로 신고되고 차단 조치가 내려지면, 즉시 기존 URL에서 일부 숫자나 철자만 바꾼다. 과거 범죄 사이트 '소라넷'의 특기인 '메뚜기 영업'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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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의 배너광고판을 점령한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 /사진=불법 웹툰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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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영업이 가능한 배경으로는 사이트 차단을 맡고 있는 방심위의 한계가 거론된다. 방심위는 매주 2차례씩 차단 대상을 심의하지만 한정된 인력과 시간 때문에 모든 사이트를 막을 수 없다. 해외 경찰 당국의 협조 없이는 원본 서버 자체를 입수하기 힘든 것도 불법 사이트의 발본색원을 힘들게 한다. 2015~2016년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 폐쇄된 소라넷의 경우 한국과 미국, 네덜란드 경찰 및 인터폴 공조 덕에 서버를 확보한 '희귀 사례'다. 당시 소라넷에서 모의된 집단 강간 등의 성범죄가 실제 이뤄졌고, 미성년자 음란물 등의 유통이 확인되면서 외국 사법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분별력이 떨어지는 청소년들까지 온라인 도박에 빠진다는 점이다.

사감위에 따르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을 통해 도박중독 관련 치유·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2020년 1286명, 2021년 1242명, 2022년 1460명, 2023년 2093명이었다. 올해는 지난 8월말 기준 2665명으로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일부 청소년은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 사이 불법 도박에 빠진 청소년이 5배나 급증했다"며 "도박 빚에 빠진 후 빚을 갚기 위해 친구를 성매매 동원시키고 마약 '던지기'를 하는 등 도박 문제가 청소년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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