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6 (수)

'얼음별' 생명체 찾아…유로파클리퍼, 29억km 여정 떠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NASA, 목성 위성 탐사 무인우주선 발사
6조원대 예산 투입…2030년 4월 궤도 진입 예정
"거대한 지하바다 존재 탐색…거주 가능성 살필것"

머니투데이

14일(현지시간) 낮 12시6분 NASA가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에 '유로파 클리퍼'를 실어 발사했다.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목성으로 향하는 5년의 여정이 시작됐다. 거대한 지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할 우주선이 14일(현지시간) 출발했다. 미국이 발사 준비에만 50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한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인류의 '행성 이주'다.

NASA(미국 항공우주국)는 목성 위성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를 14일 12시 6분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 헤비'에 실어 발사했다고 밝혔다.

엔진 역할을 하는 추진체까지 더하면 총무게 5900㎏에 달하는 유로파 클리퍼는 NASA가 제작한 행성 탐사용 우주선 중 가장 크다. 지구보다 태양에서 5배 먼 목성계에서도 태양 빛을 모아 전력을 충전할 수 있도록 대형 태양 전지판이 설치됐다. 유로파 지도 생성을 위한 고해상도 카메라, 지하수 유무를 분석할 수 있는 얼음 투과 레이더, 가장 최근 물 분출 지점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열 측정기 등 주요 탑재체 9개가 실렸다. 유로파 클리퍼 개발에 예산만 약 6조원, 4000여명의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NASA의 1년 치 예산 30조원의 5분의 1, 한국 우주항공청의 올해 총예산(약 8000억원)의 약 6배에 달하는 개발비가 프로젝트 하나에 투입된 셈이다.

머니투데이

NASA 연구팀이 갈릴레오 탐사선, 보이저 탐사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한 유로파 내부 구조도. 얼음 표면 아래 대류 현상이 나타나는 따뜻한 얼음층이 있거나,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사진=NASA


유로파 클리퍼는 최적의 효율로 움직일 수 있도록 '스윙바이(swingby)' 혹은 '중력턴(turn)'이라고 하는 비행경로 기술을 두 차례에 걸쳐 수행한다. 행성이 주변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인력)을 이용해 궤도를 바꾸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궤도를 바꾸는 데 드는 연료를 아낄 수 있다. 먼저 내년 2월까지 화성에 접근한 뒤 화성의 중력을 통해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후 지구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바꿔 최종 목적지 목성으로 향한다. 유로파 클리퍼의 총 비행 거리는 29억㎞, 목성 도달 예상 시기는 2030년 4월쯤이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 4월경 목성 궤도에 진입한 유로파 클리퍼는 2031년부터 유로파 지표면 25㎞ 상공을 49회에 걸쳐 비행한다. 비행 동안 우주선에 탑재된 얼음 투과 레이더, 열화상 장비가 얼음 표면 아래 숨겨진 '거대한 바다'를 탐색한다.

유로파 클리퍼의 주요 목표는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유로파는 달과 크기가 비슷하지만 내부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20㎞ 두께 두꺼운 얼음층으로 이뤄진 유로파의 지표면 아래 지구의 모든 대양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물을 가진 거대한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990년대 발사한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잉그리드 다우버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유로파의 바다를 탐색해 생명체가 살아갈 만한 환경이 어떤 것인지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닷속에서는 여러 원소가 서로 결합·반응해 유기물이 탄생하고, 이 유기물들이 진화해 생명체의 몸을 구성한다.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원도 이 과정에서 생긴다. 니키 폭스 NASA과학임무부국장은 "유로파 클리퍼는 향후 몇 세대에 걸쳐 이어질, 전례 없던 과학적 임무"라며 "과거 갈릴레오 탐사선, 보이저 1·2호가 만들어낸 과학적 유산을 바탕으로 지구 너머의 거주 가능한 행성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