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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진단도 안 받고 3펜 예약"…110만원 비만약, 첫날부터 문의 폭주[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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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위고비' 국내 상륙
1펜당 80만~110만원 전망 속
환자들, 진단 전 물량 주문부터
출시=처방으로 착각…항의도

머니투데이

위고비 국내 출시일인 15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병원 로비에 있는 위고비 홍보 포스터.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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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욕심은 없고 최대한 단기간에 5㎏(킬로그램) 정도만 빼고 싶어요."(20대 헤어디자이너 하모씨)

'기적의 비만 치료제'라 불리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에 출시된 15일. 위고비를 다루는 병원들은 잇따른 고객 문의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서울 강남의 피부과 의원은 이날 환자 10명이 진단도 받지 않고 위고비 주문 예약을 마쳤다. 위고비 가격은 주사기 한 펜당 80만~110만원 선으로 전망되는데 3펜을 미리 구매 예약한 이도 있었다.

위고비는 고도비만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전문의약품으로 의사 처방 없이는 사용할 수 없다. BMI(체질량지수)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게 처방이 가능하다. 다만 의사의 진단에 따라 BMI 지수가 낮아도 처방이 가능하다.

위고비의 국내 상륙 소식에 일반 시민도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건강 관리를 위해 헬스장에 다니는 이모씨(43)는 "위고비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가게 단골 성형외과 원장님들께 예전부터 가격을 물어봤다"며 "체지방이 늘면 심장 혈관에 무리가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출시 가격이 외국에 비해 비싼 편이라고 들었지만 목숨값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씨(24)는 "주식 투자를 하고 있어서 오늘 위고비 출시일인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일론 머스크도 사용하는 비만 치료의 '게임체인저'로 알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처방받고 싶다"고 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기적의 비만약이라고 불리는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내일부터 국내 일부 병·의원에 공급될 전망인 가운데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릴 예정인 출시 심포지엄에 앞서 행사장 앞으로 외고비 모형이 전시돼 있다. 2024.10.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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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현장에선 혼란도 빚어졌다. 국내에 출시한다는 얘기를 이날부터 처방이 가능하다고 이해한 환자들이 일부 병원들에 잇따라 항의 전화를 걸면서다.

실제 온라인상에 위고비를 홍보한 병·의원 15곳 가운데 이날 진단과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서울 강남·용산·마포와 인천, 경기 성남 등에 소재한 이들 병·의원에 직접 문의한 결과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사전 예약 후 물량이 들어오면 순차적으로 연락한다"고 답했다.

지영민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금 약국과 도매상이 가격 협상 중인 걸로 알고 있다"라며 "비급여의약품이라 약국이 도매상과 협상해 가격이 정해지면 처방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는 "위고비 물량이 많지 않아서 공급 초기에는 큰 대형병원 위주로 공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병원에서 위고비를 처방받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이혜수 기자 esc@mt.co.kr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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