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관련 카카오톡 메시지와 관련한 질의가 오가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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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가 15일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톡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명씨는 “내일 준석이(이준석 대표)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라고 했고,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라고 했다. 이어 김 여사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명씨는 문자를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씨가 전화로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 협박하고,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해 알려 드린다”고 했다. 위협성 시위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며 당시 문자는 윤 대통령이 2021년 7월 30일 입당하기 전에 사적으로 나눈 대화라고 주장했다. 명씨도 문자에 언급된 ‘오빠’는 김 여사 친오빠가 맞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거 김 여사가 인터넷 매체와 장시간 인터뷰한 내용에서도 윤석열 당시 후보를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언급한 적이 있어 이 해명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김 여사의 친오빠가 맞다면 명씨가 왜 이를 협박용으로 사용했는지도 의문이다.
명씨는 김 여사가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이다. 이와 별개로 2022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 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대가성으로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원인 명씨가 지난 대선 때 불법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명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과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거나 여권 정치인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협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명씨는 “내가 입을 열면 진짜 뒤집힌다. 내가 감옥에 가면 한 달 만에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 대통령 부인과의 사적 문자까지 공개했다. 명씨가 협박성 폭로를 하면 대통령실이 뒤늦게 해명하는 모습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정치 브로커에 가까운 형사 피의자가 대통령 부부와 여당 지도부를 공개 협박하는 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개탄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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