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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노동자 죽어서 국감 나온 한화오션 사장, 뉴진스 하니와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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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섭 거제사업소 사장, 부적절 행위로 물의
한화오션, 올해만 노동자 5명 사망 산재 빈발
"분노 치민다" "반성 없다" "웃음 나오나" 질타

한국일보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및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 관련 참고인으로 출석한 아이돌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와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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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고용노동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같은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아이돌그룹 뉴진스 멤버 팜하니가 나오도록 '셀프 카메라'를 찍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 사장은 한화오션 조선소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한 것과 관련해 국감에 소환된 터라, 상황의 엄중함을 잊고 부적절하게 처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정 사장은 미소를 짓는 표정으로 뒷줄에 앉은 하니가 카메라 화면에 들어오도록 스마트폰을 가로로 쥐고 있다. 정 사장의 행동에 비판이 쏟아졌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처절한 반성과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도 모자랄 판에 웃으면서 셀카를 찍고 있다" "분노가 치민다"고 질타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회사에서 사람이 죽어나갔는데 셀카를 찍었나. 웃음이 나오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금체불, 중대재해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증인 채택에 대해 여야 논의가 필요하다"며 한화 오너가로 화살을 돌렸다.

정 사장은 의원들의 질책에 "하니가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김희철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사업장의 안타까운 사고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당사 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정 사장은 한화오션에서 올해만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회사에선 지난달 9일 선박 상부에서 작업하던 4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고, 온열질환과 익사로 사망한 노동자도 있었다. 팜하니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 관련 참고인으로 국감장에 나왔다. 앞서 그는 뉴진스가 소속된 연예기획사 하이브의 매니저가 다른 팀원들에게 "(팜하니를) 무시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한화오션 노동자 보호 조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는 원청에서 시킨 일을 밤 10시까지 무리하게 수행하다 30m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며 "작업대 안전망이 허술하게 조여져 있었다. 확실하게 점검하고 책임지라"고 경고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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