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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기자수첩]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 한 식구 될 준비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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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CC(저비용항공사)로의 이직을 후회할 날이 과연 올까요?."

10년 이상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했지만, 최근 LCC로 이직한 객실승무원의 말이다. 이 승무원은 여태 대한항공 측이 보여준 소통법을 볼 때 더 작은 회사로 이직한 것을 후회할 일은 없어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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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승무원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었다. 통상적으로 근로자가 이직을 할 때는 금전, 복지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더 나은 조건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지난 수 년간 아시아나항공이 부침을 겪었어도 국내 LCC보다는 처우가 좋은 편이었다. 게다가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품에 안긴다면 지금보다 처우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소리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단계적 처우 개선을 제공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국내 LCC에 경력 객실승무원으로 입사한 사람의 90%가 아시아나항공 출신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을 떠나 LCC로 향한 객실승무원 중 상당수는 "처우가 전부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대한항공 측이 합병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언젠가 회사를 떠날 상황이 올 것으로 짐작하며 스스로 LCC 행을 택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한 식구가 될 우리와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이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대한항공의 입장도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다. 아직 합병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동일한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항공업계에서도 "지금도 소통이 안 되는데 합병 이후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겠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들과 신뢰를 쌓고 그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정기적인 소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다른 회사였다가 하나의 회사로 합쳐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금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게 신뢰를 구축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직원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단순한 기업의 책임을 넘어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결국, 직원들이 자신들의 가치와 역할을 확신할 수 있을 때 기업은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대한항공이 진정한 메가캐리어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러한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LCC로 이직한 객실승무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부디 제 선택을 후회할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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