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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美, 중국 이어 동남아도 제재…한국 태양광 '풍선효과'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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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동남아 생산 제품으로 대상을 확대하면서 한국 태양광 업체들이 반색하고 있다. 미국의 태양광 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만큼 미국에서 한국산 태양광 제품에 눈을 돌리는 흐름이 확대되면 ‘풍선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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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조성한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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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상무부는 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 수입하는 태양광 전지에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 판정했다. 상계관세는 수입품이 국내산 제품과 경쟁할 경우 국내산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부과하는 관세다. 이번에 상무부가 결정한 국가별 관세율은 캄보디아 8.25%, 말레이시아 9.13%, 태국 23.06%, 베트남 2.85%다.

최종 관세율은 내년 2월 결정된다. 태양광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공급 과잉, 헐값 경쟁으로 과열되고 있는 '치킨게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한 태양광 제품 제조사 관계자는 “각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아 싼 값에 물량을 쏟아낸 동남아시아 업체 뿐 아니라 그간 동남아에 본사를 두고 ‘우회 수출’로 관세를 피했던 중국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그간 이들 업체가 불공정하게 싼 값에 경쟁하면서 태양광 패널이나 폴리실리콘 시세가 급락했는데 가격 정상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풍선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BNEF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수입하는 태양광 모듈 주요 수입국은 베트남(25.6%), 태국(22%), 말레이시아(15.1%) 등으로 모두 미국의 상계관세 부과 후보들이다. 한국 제품 수입 비중은 6.2%에 그친다. 이번 상계관세가 확정되면 미국에 태양광 제품을 수출하려는 업체들은 패널이나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모듈·전지에 필요한 원자재를 중국이나 동남아가 아닌 한국산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가 모두 대중국 견제 공약을 내걸고 있어 이런 기조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남아로 쏠렸던 물량의 일부만 한국산으로 바뀌어도 한국 기업들엔 큰 호조”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태양광 시장의 선두는 중국이다. 탄탄한 내수와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시장도, 기업도 모두 급성장했다. 지난해 세계 태양광 설치량 444GW 중에서 60%인 270GW가 중국에 설치됐다. 미국은 35GW(8%)로 2위다. 그 뒤를 독일(14GW), 스페인(7GW), 프랑스(3.3GW) 등이 잇는다. 유럽에선 중국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이미 90%선까지 올라와 있다. 지난해 유럽 태양광 모듈이나 전지 수입액의 97%가 중국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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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과 농사를 병합하는 영농형 태양광 시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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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업체 입장에선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는 미국 시장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태양광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BNEF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의 63%인 3927억 달러(약 523조원)가 태양광으로 몰렸다. 특히 2030년 미국 태양광 설치량은 60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태양광을 포함한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중국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고 특히 태양광 제조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는 우리 기업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미국 이외에 중동이나 동유럽 등 아직 중국의 지배력이 크지 않은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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