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등 여파로 무력 도발 가능성 낮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에서 열린 당 창건 79주년 경축공연에 딸 주애와 참석한 모습을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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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측 평양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남측을 향한 비난과 위협의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참변' 등의 말폭탄과 함께 국경 부근 화력부대에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하고,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를 폭파할 준비에도 들어갔다. 우리 군은 북한이 도로 폭파는 물론 조만간 우주 발사체 발사 등도 실행할 수 있다고 판단, 대북 감시 경계 지침을 하달하는 등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무인기를 둘러싼 남북 간 신경전이 자칫 국지전 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레 제기된다.
남북 연결도로 당장 폭파 가능한 상태… "북 도발 시 강력 응징"
14일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국면 전환을 위해 우주 발사체를 발사한다든가, 경의선·동해선 등에서 보여주기식 폭파, 작은 도발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 실장은 이어 "위성체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고, 필요한 실험도 하는 정황이 있다"고 덧붙였다.
군은 북한의 남북 연결도로 폭파 준비 정황도 확보했다고 했다. 이 실장은 "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폭파하기 위한 준비 작업들을 하고 있는 것이 식별됐으며, 빠르면 오늘도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같은 행위를 도발로 규정한 군은 "우리는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히 응징할 것"이라며 "선조치 후보고하고 강력히 대응하도록 하는 훈련과 지침들은 하달돼 있다"고 경고했다.
2023년 12월 북한군이 동해선 일대에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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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가능성은 낮아… 수세적 차원 으름장 성격
군의 전망은 남북 간 물리적 충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북한은 '남한 무인기 평양 침투' 주장을 내놓은 후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국방성 대변인, 총참모부 등의 담화를 통해 남측을 맹비난하고 있다. 담화에는 "비참한 종말" "전쟁 발발의 도화선" "무자비한 보복 열기" "철천지원쑤놈" 등 호전적인 표현이 수차례 반복됐다. 북한은 급기야 13일 밤 국경 부근 포병 및 중요화력 부대들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하기까지 했다.
다만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의 물리적 도발의 가능성을 낮게 본다. 장기화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으로 군의 전력 공백이 만만치 않은 데다, 탄탄해진 한미일 군사협력도 북한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자살할 결심 아니면 전쟁 못 한다"고 단언한 이유기도 하다.
고위 군 관계자 역시 북한의 행보를 수세적 차원의 으름장이자 내부 단속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그는 "평양 상공이 뚫렸음에도 총참모부가 '작전예비지시'에 그친 것은 수위 조절을 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것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의 의도는 취약한 체제 내부 문제 해결에 있다"며 "북한은 이를 위해 외부의 위기와 긴장을 과장되게 조성해 활용해 왔다"고 꼬집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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