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행 이어 광대은행 지점장 새로 선임
中본점 행장 변경 여파…수익 악화도 영향
추가 교체 가능성…"실적 강화 목적 강해"
국내에 진출한 중국 은행들이 하반기 들어서만 3명의 지점장을 교체했다. 본점의 수장이 바뀌면서 조직 내부 분위기가 급변한 데다가 실적 악화에 따른 징벌적 인사가 단행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7월 말~8월 초 황가비 대구지점장을 새로 임명한 데 이어 장국휘 전 대구지점장을 구로지점장으로 이동시키는 연쇄 인사를 단행했다. 중국은행은 1994년 중국계 은행 중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해 현재 서울·구로·안산·대구 등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광대은행도 같은 달 송용 서울지점장에서 리위통 서울지점장 체제로 바뀌었다. 광대은행이 한국에 진출한 지 8년 만의 첫 지점장 교체다.
중국 은행의 한국 지점장이 연달아 교체된 것은 중국 본점의 수장이 바뀐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은행의 류진 부회장 겸 행장은 지난 8월 25일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직한 바 있다. 중국은행은 류 전 행장의 구체적인 사임 배경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사정당국이 금융계의 반부패 수사를 집중하는 가운데 물러난 것이어서 의문을 자아냈다.
광대은행도 서울지점장 교체 전후 본점 은행장이 왕지헝 행장에서 하오쳉 행장으로 바뀌었다. 결국 수장 교체 이후 승진 혹은 퇴직에 따른 자연스러운 연쇄 인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 지점의 실적 부진도 지점장 교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행 서울지점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702억원) 대비 81% 급감했다. 같은 기간 광대은행의 당기순이익도 44%(197억→109억원) 줄었다.
한국에 진출한 중국 은행들의 주요 영업대상은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인데 중국의 경기 침체로 기업, 개인 할 것 없이 여·수신 증가폭이 줄어들다보니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대형 시중은행의 자본력에 밀리며 중국인 고객 영업 유치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
중국 은행의 한국 지점장 교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들어 중국은행과 광대은행을 비롯해 공상·건설·교통·농업은행 등 한국에 진출한 중국의 6대 은행 행장이 모두 새로 선임돼 그 여파가 국내 지점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임기만료로 한국 지점장이 주로 교체됐는데 최근에는 수익성 강화와 업무 다변화를 위한 목적이 강하다"면서 "본사 차원의 조직 개편도 추가로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안선영 기자 asy72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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