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빌에서 유세하고 있다. 그린즈빌/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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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게 추월당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국 단위 조사에서 동률을 기록하는 등 상대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대선을 3주 앞두고 혼전 양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엔비시(NBC) 방송이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8%를 얻어 동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를 5%포인트 앞섰다.
에이비시(ABC) 방송과 입소스가 26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같은 날 내놓은 조사 결과에서는 적극 투표층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를 49%-47%로 앞섰다. 그는 에이비시-입소스의 지난달 조사에서도 5%포인트 앞섰으나 이번에 격차가 줄었다. 또 대선 승부를 결정할 7개 경합주(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는 이번 조사에서 둘이 49% 동률을 기록했다.
시비에스(CBS) 방송과 유고브가 271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적극 투표층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51%-48%로 앞섰다. 경합주들에서는 차이가 1%포인트(50%-49%)에 그쳤다.
같은 날 나온 3대 방송사 조사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차를 좁혔음을 보여주는 다른 조사 결과들과 맥을 같이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종합하는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 8월 말 3.7%포인트까지 차이를 벌렸으나 이제는 2.5%포인트로 간격이 좁아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추격을 허용한 이유로는 후보 교체와 텔레비전 토론에서 선전한 효과 등이 시간이 지나 약화된 게 꼽힌다. 또 공화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가운데 핵심 이슈로 꼽히는 경제와 이민 문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주도권을 잡고 있다. 에이비시 조사에서 ‘경제에 관해 누구를 더 신뢰하냐’는 질문에 46%가 트럼프 전 대통령, 38%가 해리스 부통령을 꼽았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44%-37%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신뢰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애리조나주 프레스콧밸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프레스콧밸리/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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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전쟁과 허리케인 피해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으로 거론된다. 시비에스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65%가 연방정부 구호 예산이 실제로는 허리케인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구호 예산이 민주당 지지 지역에 집중된다거나, 해리스 부통령이 이를 빼돌려 불법 이민자들을 돕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근거 없는 주장이 어느 정도 먹히고 있는 셈이다.
바짝 쫓기는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입은 선벨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유세에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한 거짓말과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전날 “훌륭한 상태”라는 내용의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을 이끌기에는 너무 허약하고 불안정하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까 봐” 공개하지 않냐며 검진 결과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이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이웃한 경합주 조지아를 방문해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을 했다. 지난 10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러스트벨트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지지 유세를 한 바 있다.
역시 선벨트 경합주로 멕시코와 접경한 애리조나에서 유세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액 급여를 받는 국경순찰대원 1만명을 증원하겠다며 현지 표심에 호소했다. 그는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일부 아픈 사람,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 있다며 필요하면 군을 동원해 “내부의 적”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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