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지원 유세를 시작했다. 선거인단 17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경합주 7곳 가운데 백악관 입성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다.
당시 연설에서 오바마가 던진 말 한마디가 흑인 남성들은 물론 여성에게까지 불쾌감을 주면서 민주당 표 이탈 우려가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는 연설 중 흑인 남성들을 향해 "여러분은 여성을 대통령으로 두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기 위한) 온갖 이유와 핑계를 대며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저는 거기에 이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을 비하하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이 남성의 힘의 표시라고 생각한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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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발언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의 '엄격한 사랑' 방식이 해리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흑인 남성 유권자들을 모욕하는 듯한 발언은 그들의 표를 얻는 데 역효과를 낸다고 꼬집었다.
WP는 사실 최근 뉴욕타임스(NYT) 여론 조사 결과 70% 흑인 남성이 해리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오바마가 받았던 지지율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나 힐러리 클린턴 역시 해리스와 비슷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차별 이슈가 흑인 남성이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라면, 오히려 그러한 성차별 편견은 백인이나 라틴계 남성들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해당 그룹의 해리스 지지율은 각각 35%와 5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매체는 오바마의 이번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나 선거 당일 투표를 포기하려는 유권자들의 결정을 더욱 강화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바마의 발언에 흑인이자 여성인 니나 터너 전 민주당 상원의원(오하이오)은 CNN에 출연해 "왜 흑인 남성들이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가?"라며 오바마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일부 흑인 남성들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는 점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논객 베니 존슨은 오바마의 발언을 "순수한 인종적 정체성 정치"라면서 오바마가 이전에 강조했던 통합의 메시지는 저버렸고 "그의 마법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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