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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디지털 지연' KB뱅크, 흑자도 미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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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KB뱅크 인니, IT·디지털 금융 시스템 'NGBS' 도입 연기/그래픽=김현정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 KB뱅크(옛 KB부코핀은행)가 IT(정보기술)·디지털금융 프로젝트 도입을 내년으로 미뤘다. 올 하반기에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마무리하지 못했다.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이 KB뱅크가 적자를 극복할 주요 방안이었던 만큼 앞으로 정상화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뱅크는 IT·디지털금융 프로젝트 'NGBS'(Next Generation Banking System·차세대뱅킹시스템)의 개발완료·도입시점을 내년 초로 연기했다. 원래라면 지난 7월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 영업에 도입해야 했으나 개발이 늦어졌고 주계약자(사업자)까지 변경했다.

NGBS는 국민은행이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하면서 넘겨받은 부실과 적자를 정상화하기 위해 추진한 핵심사업 중 하나다. IT·디지털금융망과 데이터베이스 등을 구축하고 수기로 입력한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 투명성과 영업속도 등을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약 2년 넘게 개발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NGBS 완성 막바지에 개발이 중단됐다. KB뱅크가 원한 부분을 기존 주계약자가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정을 맞추지 못했다. 현지의 기초적인 IT 인프라가 부족했던 영향도 있다. 결국 계약이 만료되는 지난 7월까지 개발을 완료하지 못했다.

KB뱅크는 중단된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두 달간 새 사업자를 찾았고 지난달 중 LG시나르마스테크놀로지솔루션을 새로운 NGBS 주계약 사업자로 선정했다. LG시나르마스는 지난달 LG CNS가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과 출범한 합작법인이다. 시나르마스는 금융, 부동산개발, IT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그룹 중 하나다. KB뱅크 관계자는 "NGBS를 7월에 도입하려고 했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제때 끝맺음을 못했다"며 "LG CNS 시나르마스가 NGBS를 업그레이드하고 끝마칠 차별화된 점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개발된 일을 계승해서 일단 내년 초에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IT·디지털금융 도입 연기는 KB뱅크의 '정상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뒤 6년 동안 KB뱅크는 부코핀은행이 쌓은 대규모 부실의 여파로 단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한 '아픈 손가락'이다. 여신규모와 현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전산망이 꼭 필요한 터라 연기가 더 아플수밖에 없다.

2018년 88억원이던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26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도 고금리와 경기악화 영향으로 약 1500억원 순손실을 냈다.

특히 NGBS를 통해 영업력을 높여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성을 높이려던 계획이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KB뱅크는 NGBS를 도입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자동차금융 등 여신도 대출심사부터 사후관리까지 전과정을 절반(8단계→4단계)으로 줄일 계획이다.

KB뱅크 관계자는 "정상화 속도를 낼 시기에 NGBS 도입이 무산된 건 아쉬운 대목"이라면서도 "PPOP(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가 3월부터 흑자고 건전성 지표도 괜찮아 2025년 순이익 흑자전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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