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문학으로 이해해야…유해도서도 어른들의 시각"
학부모·교사 '어떻게 소개할까' 고민…"함께 독서 제안"
10일 오후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의 한 서점에 한강 작가의 책이 전시돼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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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최근 경기도교육청 산하 A 학교에서 이 책을 청소년 유해 도서로 판단해 폐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노벨상을 받을 정도로 문학성을 인정받은 작품에 대한 몰이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도서 검열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수원 인문계 고등교사 이 모 씨는 "유해도서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어른들 시각"이라며 "유해도서로 지정한다면 학생들은 더 찾아볼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독서 교육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문학상 수상 이력이 있는 30대 남성은 "청소년 유해도서 지정 논의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고전 문학들에서도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요소는 다분한 만큼 하나의 문학작품은 작품 자체의 내러티브로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 트위터(X) 이용자 B 씨는 "이 책을 찾아 읽을 정도면 고등학생일 가능성이 높다"며 "인터넷상 포르노(성인음란물)을 미뤄두고 채식주의자를 선택할 정도의 지적 능력이 있는 학생이 얼마나 소설로 인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강의 일부 작품이 문학성과 별개로 금기를 다루고 논쟁적인 소재를 담은 만큼 학생들에게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고민이라는 교사나 학부모가 적지 않다.
서울 소재 초등학교에서 10년차 교사로 근무하는 C 씨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는 데 있어 채식주의자 언급을 대신해 '소년이온다' '작별하지 않는다'와 같이 역사적인 내용을 반영된 작품 위주로 설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 D 씨는 "한강은 위대한 작가이고 채식주의자는 위대한 소설"이라면서도 "영화 등급제와 같이 세대에 따른 권장도서 목록을 지정한다면 이 책은 청소년 불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헌식 문학평론가는 부모나 교사 지도하에 함께 독서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책에서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부모와 같이 읽거나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해당 부분에 대해 토의하는 식으로 독서 지도를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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