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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한강 계약 출판사들 “우리 책부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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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 상대로 치열한 홍보전

한강의 작품을 펴낸 문학과지성사·문학동네·창비 등 세 출판사는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 출판사와 인쇄소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한강 작가 책이 없는 출판사들은 부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문학과지성사(문지)는 한강 작가와 인연이 깊다. 한강은 1993년 문지가 발간하는 계간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외 네 편의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초기작을 다수 보유한 건 이 때문. 문지는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를 “한강 작가의 유일한 시집”이라며 홍보하고 있다.

문학동네와 창비는 “이것부터 먼저 읽어야 한다”며 각각 자사 출간작을 홍보 중이다. 문학동네의 ‘비장의 무기’는 노벨위원회가 진행한 한강 작가 전화 인터뷰다. 수상 발표 직후 진행된 이 인터뷰에서 한강은 “제가 가장 최근에 쓴 책 ‘작별하지 않는다’로 시작하길 바란다”고 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반면 창비는 “한강의 첫 독자는 ‘소년이 온다’부터 읽어야 한다”는 미 CNN 보도를 인용해 광고 중이다. ‘소년이 온다’는 창비가 출간했다.

450권에 달하는 세계문학전집 등 많은 양의 해외문학을 보유한 민음사는 그간 노벨상 특수를 톡톡히 누려왔다. 노벨상 셀링 파워가 가장 거셌던 튀르키예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2006년 수상)의 대표작 ‘내 이름은 빨강’이 2004년 민음사에서 나왔다.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2017년)가 상을 탔을 땐 당시 국내 출간작 8종 중 7종이 민음사 책이었다.

올해는 빗나갔다. 문학 애독자들이 ‘노벨문학상 생중계 맛집’이라고 부르는 민음사 유튜브 노벨상 특집 방송에는 발표 당일인 10일 해외문학팀 편집자 세 명이 출연했다. 당연히 해외 작가가 받으리라 예상한 것. 세 편집자는 각각 중국의 찬쉐, 일본의 다와다 요코, 캐나다의 앤 카슨 등을 수상 후보자로 점찍었다. 그러나 한림원 발표에서 ‘한강’이라는 말을 듣고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기쁜 마음(?)으로 퇴근한다” “내년에는 한국문학팀 편집자를 모시자”며 방송을 마쳤다.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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