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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최대 명절에도 레바논·가자 공습…"이란 보복 목표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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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양면전쟁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자국 최대 명절에도 공세를 강화하면서 수십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에너지 시설을 공격 목표로 압축하는 등 보복 공격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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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이스라엘 공격을 받은 한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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욤키푸르에도 레바논·가자 공습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지난 하루 동안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지상군이 테러리스트 50명을 제거했고, 공군은 헤즈볼라 테러 목표물 약 200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가자지구 북부 자빌리야 지역에서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 20여 명을 사살하는 등 레바논과 가자지구를 합쳐 총 280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과 가자지구를 공격했다고 밝힌 11일은 유대인 최대 명절인 속죄일(욤키푸르)이었다. 욤키푸르는 구약성서 레위기의 구절에 근거한 명절로, 유대인은 이날 하루 동안은 어떤 일도 하지 않고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스라엘이 전시 중에 욤키푸르를 맞은 것은 1973년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은 13일 레바논 남부의 20개 이상 마을 주민에게 추가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앞서 11일엔 레바논 남부와 북부의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대피령이 내려진 곳 중 레바논 북부의 데이르빌라 마을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이번 충돌 국면에서 아직 공습받은 적이 없는 지역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작전 구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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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레바논 남부 마르제윤 지역에 화재가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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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 각지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시리아의 골란고원에 있는 호마 군기지, 마알 골란 부대, 카렌 나프탈리에서 열린 이스라엘 군인들의 집회 현장도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로부터 로켓 등 발사체 총 320기가 날아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지상전이 본격화한 이래 레바논 내 유엔평화유지군(UNIFIL) 소속 대원들의 부상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11일 사이 UNIFIL 대원 5명이 크게 다쳤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영상 성명을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UNIFIL을 레바논 전투 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UNIFIL에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했지만, UNIFIL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UNIFIL에 자국군을 파병한 한국 등 세계 40개국은 12일 공동 성명을 내고 평화유지군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레바논에 있는 UNIFIL의 존중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주부터 가자지구 북부 일대에서도 지상 작전을 재개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이스라엘군이 11일 가자 북부 최대 난민촌인 자빌라야 수용소 한복판을 폭격해 완전히 파괴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건물 안에 깊이 20m에 달하는 구덩이가 생겼다고 전했다. 보건당국은 현재 여성 6명, 어린이 7명 등 최소 20구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건물 잔해 아래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깔려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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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 캠프에서 밤새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청년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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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하마스, 이스라엘에 '9.11 테러'급 공격 기획"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하마스의 문서를 인용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당초 훨씬 큰 규모의 공격을 계획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12일 전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기습 공격 당시 무장 대원 3000명을 동원해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 1200여 명을 학살하고, 250명을 인질로 끌고 갔다.

해당 문서에는 하마스가 수년 전부터 항공기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고층빌딩을 무너뜨리는 '9.11 테러' 유형의 공격을 계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하마스가 기습 감행 3개월 전인 지난해 7월 이란 고위 사령관을 만나 이스라엘 공격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적혔다.

59쪽 분량의 문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전쟁 중인 지난 1월 말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하마스 지휘소를 수색하던 중 찾아낸 것이라고 한다.

다만 주(駐) 유엔 이란 대표부는 "(10월7일 기습 공격의) 모든 계획, 의사결정 및 지휘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 군사조직에 의해 단독으로 실행됐고, 이를 이란이나 헤즈볼라와 연결하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으며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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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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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NBC 방송은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 표적을 군사 및 에너지 인프라로 좁혔다고 전했다. 이는 큰 우려를 모았던 핵 시설 공격은 일단 선택지에서 제외됐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석유 시설 등은 여전히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NBC는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거나 요인을 암살할 징후는 없지만, 보복 시점과 방법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CNN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주재하는 13일 안보 내각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를 방문 중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3일 "우린 평화를 원하지만, 전쟁에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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