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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숫자 안보인다"는 中 불경기 대응책…비관·낙관론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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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국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 푸둥의 동방명주.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5%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정책 당국이 연쇄 기자회견을 갖고 패키지 부양책을 연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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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부진한 경기에 대응해 잇따라 내놓는 중국의 대응책에 시장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구체적인 부양책 규모 등 '숫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관론과 "추가 부양책을 기대하자"는 낙관론이 함께 나오는 모습니다.

지난 12일 란포안(藍佛安) 중국 재정부장은 3명의 부부장(차관)과 함께 중국의 재정 부양책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란 부장은 이 자리에서 “차입 및 재정적자를 확대할 공간이 크다”며 점진적인 재정 부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역주기조절(逆周期調節) 강화”에 대해 설명했다. ‘역주기조절’은 경기가 침체하면 금리 인하와 정부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추가 하락을 막고, 경기가 과열되면 시장의 유동성을 적절하게 긴축하는 경기 대응 정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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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이 경기대응을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 등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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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부장은 이날 올해 나머지 석 달 동안 특수채권 2조3000억 위안(약 439조원)을 발행하고,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1800억 위안(약 34조원) 늘어난 4조600억 위안(약 776조원)으로 편성할 것이라며 적극적 재정정책을 강조했다.

란 부장은 또 지방정부의 부채 리스크 해결, 대형 국유은행의 자본 보충, 부동산 시장의 추가 하락 방지, 소외 계층 지원 등 네 가지 경기 대응 정책을 들었다. 이어 “역주기조절은 네 가지에 그치지 않는다”며 “더 많은 정책 도구를 현재 연구 중이며, 중앙 재정은 차입을 크게 늘릴 공간과 적자를 확대할 공간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전문가 반응은 엇갈렸다. 양위팅(楊宇霆)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ANZ)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장이 실망할 것”이라며 “모두가 숫자를 찾고 있었지만 란 부장은 우리에게 숫자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 정부의 부채를 줄이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재정부의 거시정책은 타당하지만, 시장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베이징 소재 투자은행 샹송앤코(Chanson & Co)의 선멍(沈萌) 이사 역시 “대다수 사람의 희망이 사라졌다”며 “10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추가 채권 발행을 비준할 수 있겠지만, 시장은 바로 지금 신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관영 매체는 이번 회견을 '가뭄 속 단비'를 뜻하는 “급시우(及时雨)”에 비유하며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둥시먀오(董希淼) 자오롄금융 수석연구원은 13일 중국중앙방송(CC-TV)에 “란 부장이 차입과 적자 확대를 두 차례 강조했다”며 “안정적 성장, 리스크 해소, 내수 확대, 민생 개선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 정책이 점진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5% 성장률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경제 기자회견이 연쇄 개최되는 것을 놓고 긍정적 해석도 나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인식에 “근본적 전환”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매튜스아시아펀드의 앤디 로스먼 투자전략가는 FT에 “시 주석은 소비자와 기업가 사이에서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책 대응이 상당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뢰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금융당국은 지난달 24일에 1차 경기 부양조치를 시작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었다. 26일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증하고, 부동산 시장의 하락 방지와 안정 회복을 촉진하라”는 경기 부양 기조를 밝혔다.

다만 지난 8일 중국의 경제 정책을 기획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패키지 부양책을 발표했으나 새로운 부양책이 빠지면서 급등했던 중국과 홍콩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18일 발표 3분기 성장률 4.6% 전망



한편,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4% 올라 여덟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발표했다. 반면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보다 2.8% 떨어지면서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인 24개월 연속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8일엔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돼있다. 이와 관련,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분기 5.3%, 2분기 4.7% 성장에 이어 3분기 성장률이 4.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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