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절반은 영업종료…갱신심사 포기
가상자산사업자 목록.노란색은 가상자산 지갑 보관·관리업자로 신고했다. /사진=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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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을 앞두고 시장이 큰 폭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간 VASP 대부분을 차지했던 코인거래소는 가상자산거래소는 줄줄이 영업을 중단했지만,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시장은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DSRV랩스·비댁스, VASP 취득
13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의하면 디에스알브이랩스(DSRV랩스)와 비댁스(BDACS)는 지난달 25일 가상자산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디에스알브이랩스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으로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 진출을 앞두고 있다. 비댁스는 부산 BDX거래소와 협업해 가상자산 수탁·관리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커스터디는 은행처럼 고객을 대신해 가상자산을 수탁받아 안전하게 보관·관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주로 개인보다는 법인·기관을 대상으로 한 B2B(기업 대 기업) 사업이다. 해외에서는 골드만삭스, 씨티를 비롯한 대형은행이 직접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한국디지털에셋(KODA, 이하 코다)과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 이하 케이닥)이 진출해 수년간 기반을 다졌다. 코다는 KB국민은행과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가 공동 설립했고, 케이닥은 신한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과 함께 세웠다. NH농협은행과 갤럭시아머니트리 등이 출자한 카르도(CARDO)는 지난 6월 케이닥에 합병됐다. 앞서 코인플러그와 우리은행이 추진한 합작법인 디커스터디(DiCustody)는 개점휴업 상태다.
가상자산 수탁, 신규 사업자 속속 진입
가상자산업계는 가상자산 수탁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고,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되면서 수탁서비스의 수요가 늘어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현황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법인계좌 허용을 논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상자산 수탁사는 지난해부터 신규 사업자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커스터디 플랫폼 기업 인피닛블록은 지난해 유일하게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를 마쳤다. 법인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올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를 받은 디에스알브이랩스와 비댑스 모두 커스터디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가상자산 커스터디사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해피블록, 웨이브릿지, 블로세이프, 블록오디세이 등도 올해 금융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 신청을 했다. 하나은행과 글로벌 가상자산수탁기업 비트고가 최근 설립한 합작법인 '비트고코리아'도 내년 가상자산사업자에 도전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레드오션…'코인빗'이 마지막
반면 가상자산사업자의 다수를 차지하던 가상자산거래소들은 2022년 코인빗 이후 신규사업자가 없다. 남아있는 가상자산거래소들도 영업을 종료하고 있다. 가상자산사업자 등록을 마친 코인마켓거래소 24개사 중 13개사가 영업을 종료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했다.
코인마켓거래소 중에서는 포블, 포리스닥스(크립토닷컴코리아), 비블록, 플라이빗, 프라뱅, 코어닥스가 여전히 거래 서비스를 열어두고 있다. 원화마켓거래소들은 대부분 무난하게 사업자 갱신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졌으나,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가 '대주주 요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 시장규모는 작지만 가상자산 수탁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크고, 독점적 지위를 가진 곳도 많지 않다"면서 "가상자산거래소는 원화거래소 중에서도 일부 거래소로 점유율이 몰려있다보니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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