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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지지층 이탈에 비상 걸린 해리스…민주당서 멀어지는 흑인 票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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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해리스 지지율 78%

2020년 대선 바이든 90%, 2016년 힐러리 92%보다 확연히 낮아

조선일보

TV 토론 전 악수하는 트럼프와 해리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달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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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흑인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다.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

2024년 미국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이 과거 처럼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의 78%가 해리스 부통령을, 15%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나타났다. 이는 과거 흑인층 지지 비율(90~92%)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유색 인종의 중요성이 정치권에서 점점 더 부각되는 가운데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흑인이 선거 때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승패를 가를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흑인층의 ‘몰표(90%)’를 받았다.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유권자의 64%가 바이든을 지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인 유권자(33%) 지지율의 배에 가깝다. 바이든은 지난 50여 년간 중서부 아이오와주에서 대선 경선을 치렀던 전통도 바꿔 대선 첫 경선지를 흑인이 다수 거주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바꾸었다. 그는 지난 2020년 대선 경선에서 초반에 고전했지만, 네번째 경선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흑인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결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2016년 대선 때는 흑인 유권자의 92%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7%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

그러나 이번 NYT 조사에서 흑인 지지가 12~14%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NYT는 “해리스가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경우 소수 표 차이로 승부가 결정될 핵심 경합 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사실 민주당의 최대 우군이었던 흑인 층의 민심 이반은 바이든 행정부 내내 이어져 오던 현상이었다. 지난해 11~12월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 여론조사에서 흑인 성인 50%만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2021년 7월 조사 때의 86%과 비교해 36%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당시 조사에서 전체 민주당원 중 절반 정도가 이번 대선에 바이든이 다시 출마하기를 원한다고 답했고, 이들 중 81%는 바이든이 후보가 된다면 ‘반드시’ 또는 ‘아마도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흑인 유권자들의 ‘열정’은 더 낮았다. 이들의 41%만이 바이든의 출마를 원한다고 답했고, 불과 55% 만 대선에서 그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무엇이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왔던 흑인 유권자들 상당 수를 등 돌리게 만들었을까. NYT는 “오랫동안 흑인 유권자를 민주당의 ‘중추’로 여겨왔던 민주당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믿음이 커진 데 따른 것”이라며 “30세 미만 흑인 유권자의 40%는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선거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했다”고 했다.

특히 흑인 남성의 70%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2020년에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85%보다 크게 줄었다. 흑인 여성은 83%가 해리스 부통령을, 1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각각 지지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남성들을 겨냥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투표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은 성차별적이라는 뉘앙스로 꾸짖기도 했다. 당시 오바마는 흑인 남성들에게 “여러분은 여성을 대통령으로 두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기 위한) 온갖 이유와 핑계를 대며 주저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저는 거기에 이의가 있다”고 했다.

경합주 여론조사는 여전히 박빙이다. NYT와 시에나대학이 지난 7∼10일 핵심 경합 주인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애리조나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애리조나에서 51% 대 46% 였다.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에서 50% 대 47%로 트럼프를 앞섰다. 이번 조사는 애리조나 유권자 808명, 펜실베이니아 유권자 857명으로 대상으로 했으며 오차범위는 ±4.0%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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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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