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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친구가 말릴 때 참았어야 했나”…눈물의 경매 신청, 18년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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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신청 건수 금융위기 수준
12만건 육박 가능성 높아
상가·빌라 등 경매 늘어


매일경제

시민들이 인천지방법원 경매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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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연체액 규모가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체가 지속되며 경매 시장에 나온 부동산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8월 새로 경매 신청된 물건 수가 동월 기준 1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는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결국 ‘백기’를 들고 있다는 얘기다.

12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총 1만149건으로 작년 8월(8833건)보다 14.9% 늘었다. 이는 2006년 1만820건 이후 역대 8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경매 신청 건수는 유찰 물건이 누적되는 경매 진행(입찰) 건수와 달리 채권자들이 신규로 경매 신청을 한 물건의 수를 말한다.

2021년 3분기부터 본격화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경매 신청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연간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10만건(10만1147건)을 다시 넘겼다.

올해는 8월까지 누적 신청 건수가 8만2287건으로 지난해 동기(5만5859건) 대비 25%가량 많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신규 신청 건수는 12만건을 넘어서며 부동산 시장 침체기던 2013년(11만9166건)은 물론, 금융위기 때인 2009년(12만4252건) 이후 15년 만에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경매 신청 이후 실제 입찰이 진행되기까지 6개월∼1년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급증한 경매 물건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입찰장에 대거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매시장은 금리나 경기 상황에 후행하기 때문이다. 금리와는 별개로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도 경매 물건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경매 물건 증가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으며 상가 경매 신청이 늘고,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연립·다세대)나 오피스텔 경매가 예년보다 증가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상반기 월 500∼600건에 그쳤던 서울 빌라 경매 진행 물건 수(입찰 건수·지지옥션)는 올해 들어 월 1200∼1500건에 육박하고 있다. 1년 만에 2배 넘게 급증한 셈인데, 신규 경매 신청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유찰이 거듭되면서 경매 물건이 적체되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대출 규제 강화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일반 매매 거래가 급감하면서 아파트 위주로 나타났던 경매 열기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전체 법원 경매 응찰자 수는 평균 3.65명으로 작년 11월(3.4명)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응찰자 수 역시 평균 6.62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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