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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경찰 출신 '원로 2인' 작심 발언…"공정하게 심사하면 남원이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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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어느 분야이든 원로의 눈은 하늘에서 조망하는 독수리처럼 정확하다. 그래서 한 시대의 스승이나 구루(Guru)를 존경하고 어려울 때마다 지혜를 갈구한다.

제2종합경찰학교 유치를 놓고 전북자치도 남원시와 충남 아산시, 충남 예산군 등이 3파전을 형성한 후 격돌 양상을 보이며 경찰 출신인 원로의 통찰과 안목이 궁금해졌다. 경찰 문제에 가장 깊이 있게 인지하고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보는 직관이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

<프레시안> 전북취재본부는 경찰 출신의 원로인 호남 재향경우회 회장 3인 중에서 한기만 전북자치도 재향경우회 회장과 최철웅 전남 재향경우회 회장 등 2인을 지난 11일 오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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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만 전북자치도 재향경우회 회장(사진의 왼쪽)과 최철웅 전남 재향경우회 회장이 지난 11일 전북 남원시청에서 열린 '남원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결의대회'에 참석해 함께 결의문을 낭독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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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전북 남원시청 1층 행사장에서 '남원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결의대회'가 있어 전남과 광주지역 재향경우회 회원들이 대거 참석한 당일이었다.

두 원로는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 최종 선정과 관련해 "무엇보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라고 단호히 말했다.

한기만 전북회장은 "무엇보다 남원시 후보지는 국토의 정중앙에 있고 100% 국유지"라고 주장했고, 최철웅 전남회장은 "충청에는 경찰관련 기관이 많은데 왜 또 가져가려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낙후지역 전북(남원)에 제2중앙경찰학교를 반드시 설립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회장은 경찰 재직 당시 전주완산·정읍·무주 경찰서장과 전북청 경무과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도민의 안전과 치안 활동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남원 후보지의 경우 166만㎡로 경찰청에서 계획한 건축규모(부지 100만㎡)를 개발하고도 여유가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며 "상대방(충남 2곳)에 비해서 넓고 국유지이기 때문에 쉽게 개발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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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만 전북자치도 재향경우회 회장은 "생산공장 등 기업유치 클러스터 등을 만든다면 당연히 같이 붙어 있는 등 집적화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며 "하지만 제2중앙경찰학교는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경찰 교육생을 모아 교육하는 곳이다. 굳이 집적화할 이유도 필요도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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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만 전북회장은 또 "남원시 지리산 일대는 6.25전쟁 당시 전북경찰국이 빨치산 토벌작전을 펼쳤던 역사적인 장소"라며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던 선배 경찰들의 희생과 헌신이 살아 숨 쉬는 이곳에 경찰교육시설이 들어서면 신임 경찰관들이 경찰정신을 진정으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철웅 전남회장은 긴축재정 측면에서 예산이 덜 투입될 곳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국가의 재정형편이 너무 좋지 않은 상황 아니냐"며 "정부 차원에서 내년도 예산부터 긴축편성에 나서고 있어 무엇보다 재정이 적게 들어가는 곳, 경찰이 연수하기에 좋은 터,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철웅 전남회장은 목포경찰서 청문감사관과 강진·함평경찰서 수사과장, 무안경찰서 생활안전과장 등을 역임했다. 은퇴 후에도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전남 주민자치회 상임회장, 목포상공회의소 상임위원 등 지역사회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두 원로는 충남이 강조하는 경찰 관련 기관의 집적화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기만 전북회장은 "생산공장 등 기업유치 클러스터 등을 만든다면 당연히 같이 붙어 있는 등 집적화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며 "하지만 제2중앙경찰학교는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경찰 교육생을 모아 교육하는 곳이다. 굳이 집적화할 이유도 필요도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철웅 전남회장도 "노무현 정부 때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 공공기관을 대거 지방으로 내려보내는 혁신도시 개발에 나섰고 이 정책이 불균형 해소에 큰 역할을 해왔다"며 "기존 공공기관도 분산 이전하는 마당에 향후 새로 설립할 기관을 집중화해야 한다는 논리는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설파했다.

현재 충북 충주시에는 제1중앙경찰학교가 있다. 또 충남 아산에는 경찰인재개발원(2009년)과 경찰수사연수원(2013년), 경찰대학(2016년)이 각각 뿌리를 내렸다. 아산시 초사동 경찰수사연수원 옆 부지에는 아산국립경찰병원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이 제2중앙경찰학교까지 집적화하겠다는 것은 아흔아홉 섬을 가진 사람이 한 섬을 더 가지려는 것과 무엇이 다를 바 있느냐는 항변인 셈이다.

한기만 전북회장은 "경찰관련 기관을 집적화하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는 논리는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라고 쏘아부쳤다.

2인 원로는 빠르면 다음 달에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것과 관련해 "공정과 정의, 원칙과 상식이 지배하는 심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한기만 전북회장은 "경찰청은 정부기관이지 정치기관이 아니다. 그래서 결단코 정치적인 결정을 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며 "다만 모든 것을 자신의 지역에 들여놓으려 하는 지역정치의 생리가 발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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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웅 전남 재향경우회 회장은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학교를 사용할 후배 경찰들 입장에서, 또 평생 무거운 삶을 살아온 낙후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공정하고 정의롭게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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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장은 "입지선정은 공정하고 정정당당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균형발전과 개발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경우 99%가 아니라 100% 남원이 선정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철웅 전남회장도 "남원은 전국 각지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공정한 심사를 한다면 남원이 될 것"이라며 "그럴 리야 없겠지만 답을 정해 놓고 하려 한다면 호남 사람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학교를 사용할 후배 경찰들 입장에서, 또 평생 무거운 삶을 살아온 낙후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 공정하고 정의롭게 선정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기관이 어느 곳에 들어서는 것이 국가와 지역과 주민을 위한 것인지 진정성을 갖고 판단해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출신의 두 원로는 "남원 후보지는 지리산국립공원 자락 바로 밑으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산림자원, 문화자원이 가득하다"며 "호국정신을 대표하는 남원의 황산대첩비지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경찰관의 국가관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거듭 '남원 최적지론'을 피력했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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