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김영원미술관 개관 앞두고 특별전…"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 되길"
광화문 세종대왕상 원형 김해시에 기증한 김영원 조각가 |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오랜 세월 문화의 역사를 이어온 저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 제가 가진 걸 모두 다 내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만든 우리나라 조각계의 거장 김영원(77) 조각가는 11일 제105회 전국체육대회가 개회식이 열리는 김해종합운동장 내 미술관에서 만난 기자에게 이렇게 밝혔다.
종합운동장과 함께 딱 붙은 이 미술관은 다름 아닌 김해시가 김 작가의 이름을 담아 오는 2026년 정식 개관을 앞둔 '시립김영원미술관'이다.
운동장 건물 외부에서 보면 이곳이 운동장인지 미술관인지 헷갈린다. 복합체육 문화공간으로 보면 더 쉽다.
김해 김(金)씨인 김 작가는 이 지역 출신이면서 김해 진영 한얼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김 작가는 "홍태용 김해시장 등 시 관계자들은 수없이 작업실까지 찾아와 시립미술관 건립을 요청했고 그 열정과 가치에 감동한 이곳 김해에 내 이름을 담은 미술관을 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생존 작가의 이름을 딴 공립미술관이 전국에 몇곳 없는데 작가의 사후 미술관은 정체되고 활력이 없는 반면 생존 작가 미술관은 오히려 생기있고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된다. 이 미술관도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 세종대왕상 원형 설명하는 김영원 작가 |
김 작가는 김해에 대표 조각품인 광화문 세종대왕상 원형을 무상으로 영구 기증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그는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은 외부에 노출돼 다른 재료(청동)로 별도의 가공작업을 거치는 반면 동상 원형은 제작 당시의 실제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어 최초 만든 질감까지 그대로여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과 보는 재미를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대왕 동상을 비롯해 2014년 청남대에 있는 역대 대통령 10명(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의 동상도 그가 완성한 작품이다.
동상 원형은 대부분 작업실에 보유하고 있다.
이 원형을 그대로 살려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하는 공간을 만들고 다양한 미래 작가들의 기획전시실을 만들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창조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김 작가는 "미술관이 풍경 좋은 외딴곳이 아니라 종합운동장과 아파트, 상가 등이 밀집한 공간, 사람들이 늘 일상에서 살아가고 오가는 바로 이곳이 가장 곁에서 사랑받는 미술관"이라며 "나중엔 김해시에 나 스스로가 이곳에 미술관을 짓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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