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근무하다 방콕에서 가족 만나 단체여행…참사 소식 듣고 귀국 '비통'
제주항공 참사 현장 찾은 유족 |
(무안=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태국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한 18명 중에 저 혼자만 살았어요"
제주항공 참사 발생 이틀째인 30일 무안국제공항 청사 2층에서 유가족 A씨의 고성이 들려왔다.
이날 A씨는 마이크를 잡고 "인도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가족과 함께 18명 단체 패키지 여행을 갔는데 나 혼자 살아남았다"며 울부짖었다.
한 대기업 인도 현지법인에 다니는 A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태국에서 만나 여행을 다녔다.
방콕에서 A씨는 본인을 포함한 가족 4명, 할아버지 생신 기념 여행을 온 대가족 9명, 목포에서 온 5명의 관광객 등 총 18명과 함께 여행을 즐겼다.
여행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야 했던 A씨는 다음을 기약하며 가족과 헤어진 후 홀로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먼저 인도로 입국한 뒤 숙소로 돌아온 A씨에게 들려온 건 가족들을 비롯해 함께 여행한 사람들이 탄 비행기 사고 소식이었다.
A씨와 함께 방콕을 누비며 즐거운 추억을 쌓은 가족 등 17명을 비롯해 한국행 비행기에 타고 있던 모든 탑승객의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간 참사였다.
점점 늘어가는 사망자 숫자에 A씨는 급하게 한국행 비행기를 끊고 이날 새벽 인천에 도착한 뒤 정신없이 무안공항을 찾았다.
이미 통곡 소리로 뒤덮인 공항에서 알음알음 이야기를 듣고 DNA 검사를 신청하고 나서 차오른 건 상실감과 분노였다.
A씨는 "여행 마지막 날 그 가족분들과 제 가족이 헤어지는 순간까지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함께 여행했던 다른 가족 중에) 할아버지 생신이라고 따라온 6살 여자 꼬마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는다"며 흐느꼈다.
이어 "착륙이 안 될 것 같으면 착륙 허가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며 "어떻게 조류 경보를 낸 지 1분 만에 비행기가 메이데이 할 수가 있느냐"며 성토했다.
또 취재진에게 "합동분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실이 무엇인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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