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부설아동발달센터 조사
부실 진료·진료비 과다청구 살펴
11일 국회 등에 따르면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지난 8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료기관이 부설아동발달센터를 개설하고 부실한 진료와 과도한 진료비를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들 부설센터에서 “건강보험 청구를 하지 않고 비급여로 환자들에게 치료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며 “10여곳의 부설 센터를 개설한 의료기관 중에 최근 3년 동안 아동발달검사 관련해서 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을 청구한 기관은 1곳뿐이었다”고 말했다.
1개 기관이 꾸준히 청구를 한 것을 보면 다른 기관도 청구를 할 수 있었는데 다른 곳이 전무한 건 일부러 안 한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해석이다.
그러면서 “이들 의료기관의 진료비 영수증을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 아동발달검사와는 무관해 보이는 진료과목 의사로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갖고 성형외과, 피부과 표시 과목을 내걸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언어치료를 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규형 복지부장관은 의료기관 부설아동발달센터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같은 발달지연 아동 보험금 부당 수급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최근 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형사7부(재판장 신헌기 부장판사)는 발달지연 아동에 대한 보험금을 부당 청구한 혐의로 기소된 남매에 대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소아과 전문의를 동원해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며, 의사의 지시 없이 언어재활사가 진료행위를 진행했다.
의료법에선 의사가 아닌 사람이 진단하거나, 의사의 지시 없이 비의료인이 진료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병원진료로 인해 지급된 보험사 13곳의 보험금은 17억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7억원으로 집계됐다.
재판부는 “의사들이 직접 초진했지만 실질적인 검사와 상담은 A씨나 다른 언어재활사가 했다”라며 “보험사기는 의료시장 질서를 어지럽혀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그 폐해가 크다”고 판시했다.
아동 발달지연 실손보험금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190억원이었던 것에서 ▷2019년 278억원 ▷2020년 384억원으로 100억원 가량씩 늘다가 2021년에는 827억원으로 무려 2배 넘게 급증했고 2022년에는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5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는 아동 발달지연 관련 보험금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746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총 지급규모가 1185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반기에만 60%넘은 수준이 나갔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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