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1일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인하함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이 약 6조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그동안 경기침체, 고금리 기조 등의 장기화로 기업과 가계의 재무건전성은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가계와 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기준금리가 1%대를 넘어선 2022년 2분기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나 가계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0.17%에서 올 2분기 0.36%, 같은기간 기업 연체율은 0.22%에서 0.46%까지 높아졌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경협은 이번 한은의 금리 인하로 가계 대출 금리는 누적 0.14%p, 기업 대출 금리는 0.19%p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출금리 하락폭에 금융권의 가계 및 기업 대출잔액을 곱해 산출한 이자상환 부담 감소액은 가계 기준 2조5000억원, 기업은 3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가구당 이자상환 부담액은 평균 21만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업은 이자 부담액 규모가 워낙 큰 상황이라 재무 상황이 크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경협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는 약 30조~40조원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기준 93조8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9년 38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4배 이상 폭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세계경기 둔화, 내수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여건을 신중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금리정책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1회 인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의 재무부담 완화를 위해 세제지원 강화를 동반하는 한편, 금리 인하가 부동산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별도로 유동성 관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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