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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명태균 리스크’까지…안팎에서 흔들리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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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과 ‘친분설’에 與 인사들 ‘일축’
한동훈 “명씨는 협잡꾼, 정치브로커”
野 “최순실에 놀아난 朴정권 생각나”


매일경제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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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또는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 운영자. 또 스스로는 ‘닭을 키워서 납품하는 사람’이라고 한 명태균씨(54)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소란스럽다.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 허풍인지 모를 인물 때문에 대통령실과 여당이 모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국민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며 “지금 제가 이끄는 국민의힘에서는 그런 협잡꾼이나 정치 브로커는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또 명씨를 두고 “(당국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명태균, 김대남씨 같은 협잡꾼, 정치 브로커들이 정치권 뒤에서 음험하게 활개친 것을 국민들은 몰랐을 것이다. 저도 몰랐다. 전근대적인 구태 정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국민의힘도 지난 대선 당시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원 전화번호 약 57만개가 명씨에게 유출됐다는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에게 당원명부가 배부되는 과정에선 “전혀 위법한 사안이 없다”는 게 서범수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4·10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윤 대통령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 복수의 여권 인사와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명씨는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난 대선 정국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여러 차례 만나 정치적 조언을 했고, 당선 이후 공직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명씨에게 거론된 여권 인사들은 일제히 그와의 친분을 부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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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는 모습.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와의 ‘친분’에 선을 그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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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의 경우 지난 7일 뉴스1과 통화에서 윤 대통령(당시 후보)이 “(경선 기간에) 여러 사람이 집에 드나들 때 한두 번 본 것이 (전부)”라며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경선 기간에) 국민의힘 유명 정치인과 함께 (명씨를) 처음 보셨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선 경선 무렵에 대통령 쪽에서 먼저 (명씨와 소통을) 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 취임 이후에 전혀 소통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명씨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와 공직을 제안받았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명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부각된 뒤 대통령실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경우 이날 오전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떳떳하다면 상설특검을 수용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자고 일어나면 명씨의 폭로가 터져 나온다.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에 놀아나던 박근혜 정권이 생각난다”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 노골적인 협박과 명예훼손을 하는 명씨를 왜 가만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명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며 ‘신빙성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당은 물론, 대통령실까지 거론되고 있어 당정 지지율의 동반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검찰은 제22대 국회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만료일인 이날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김 전 의원의 회계 담당자 A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내사종결했다. 다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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