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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유엔인권이사국 선출…‘인권 탄압국’ 사우디 낙선·카타르 당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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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가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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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이사국에 선출됐다. 인권탄압 논란을 겪은 사우디아라비아는 탈락했다.



유엔은 9일(현지시각) 총회를 열어 새로운 인권이사회 이사국 18개 나라를 선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사회 이사국은 대륙별로 배정된다. 이번에 5개 나라가 배정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새 이사국에는 모두 6개 나라가 도전했다.



투표 결과 타이가 177표를 얻어 1위를 했으며, 키프로스와 카타르가 167표, 한국이 161표, 마셜제도가 124표를 얻어 선출됐다. 사우디는 117표에 그쳐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국제 인권단체는 사우디에 대해 오랜 인권탄압을 들어 이사국에 선출되면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국제인권단체 인권감시(HRW)의 루이스 샤르보노는 사우디를 가리켜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국경경비대가 2022년~2023년 예멘에서 국경을 넘은 에티오피아 난민을 겨냥해 총격해 몇백명을 사살해 인도주의에 반한 죄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또 2018년엔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이 일어나, 세계적 비판을 받았다. 사우디 정부는 부인했지만 사건의 배후에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있다는 추정이 강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한 인물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사우디는 남녀차별과 이에 항의하는 여성들에게 가혹한 형벌을 내리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지난 5월엔 사우디의 여성 헬스트레이너 마나헬 알오타이비(30)가 소셜미디어에 여성이 배우자나 친척 남성의 동행 없이 외출하지 못하게 하는 규율의 철폐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11년 형을 선고받았다.



사우디 유엔 대표부는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사우디 유엔 대표부는 유엔에 보낸 편지에서 사우디가 국경에서 “조직적인” 살인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단호히 부정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번에 국제인권단체의 반대 캠페인 대상이 된 나라는 사우디 말고도 더 있다. 스위스의 유엔감시(UNW), 미국의 인권재단(HRF), 캐나다의 라올월런버그인권센터(RWC)는 카타르, 볼리비아, 콩고, 에티오피아 등에 대해서도 인권침해와 탄압 전력을 들어 탈락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권감시(HRW)는 여기에 타이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이 없는 나라에 포함했다.



그러나 이들 나라는 해당 대륙별 선거에서 입후보한 나라가 별로 없어 무투표로 자동 선출되거나 낮은 경쟁률로 손쉽게 선출됐다.



아프리카에서 베냉과 콩고, 에티오피아, 감비아, 케냐가 뽑혔고, 중남미와 카리브 해에선 볼리비아와 콜롬비아, 멕시코가, 중·동유럽에선 체코와 북마케도니아가, 서유럽과 기타 지역그룹(WEOG)에선 아이슬란드와 스페인, 스위스가 선출됐다. 이번에 뽑힌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내년 1월1일부터 3년 임기로 활동하게 된다.



지난해엔 러시아가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략 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자격 정지를 당한 바 있다.



2022년엔 한국이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탈락했다. 그러나 인권탄압 전력으로 비판받은 베트남과 수단은 이사국에 선출됐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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