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와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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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11∼12일)를 하루 앞두고 양강 구도를 형성한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와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가 각을 세웠다. 조 후보가 “평가 전성기를 만들겠다”며 초등학생에게 주기적인 진단평가를 치르겠다고 밝히자, 정 후보는 “평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학생들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능력이 무엇인지 찾는 진단이 필요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조 후보는 1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공교육도 서비스 산업이고 교육감은 공교육의 시이오(CEO)다. 품질을 관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교육청 산하에 학교평가청을 신설해 학교의 교육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평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이는 지필고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줄 세우기 평가가 아니라 저부담 테스트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진단평가를 반복하면서 어떤 학교가 아이를 성장시키고 있고 느리게 성장시키고 있는지 파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정 후보는 이어진 간담회에서 “일률적인 평가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필고사보다는 수행평가 방식이 더 중요하다. 수행평가는 과정을 평가하기 때문에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한다”고 반박했다. 대신 정 후보는 기초 학력 보장을 위해 서울시 내 구마다 학생별로 맞춤형 진단과 처방을 하는 ‘학습진단치유센터’를 설치하고, 지역과 계층에 따른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서울교육 양극화 지수’를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후보는 또 학생들이 등교할 시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등 학교에서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권 보호를 위해 교육청 내 콜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어떤 아이들은 이를 악용해 선생님을 가스라이팅한다”며 ‘학생권리·의무조례’로 개정하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좌·우파에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것들이 학교 문턱을 넘는 경우 교육청이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정 후보는 ‘역사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학생들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비뚤어진 역사관이 아닌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하는 그런 올바른 역사관을 익혀야 한다”며 온라인 기반으로 된 역사 교육 자료 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자료를 균형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임 조희연 교육감의 혁신학교 정책에 대해서는 “일반 학교와 달리 선생님들이 조금 더 자유로운 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다. 혁신학교 정책의 효과에 대해 시민과의 공유가 약했다”며 계승할 뜻을 밝혔다.
한편 조 후보는 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에 연루됐다는 논란에 대해 “학교폭력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것인데 그렇게 못된 사람 아니다. 청소년기에 있었던 다툼이었고 사고였다”며 “그 경험을 통해 오히려 인간적으로 성숙해졌고, 이런 경험이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는 11∼1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뤄진다. 서울 내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으며, 사전투표소 위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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