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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WWF “50년간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 평균 7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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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세계자연기금(WWF) 지구생명보고서 내용 중 일부. WW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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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0년간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수가 평균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생물다양성은 95%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 양서류, 조류, 어류, 포유류, 파충류 등 5495종을 대상으로 1970년부터 2020년까지의 증감 추세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에는는 약 3만5000개의 개체군이 포함됐다.

● 아마존 열대우림-산호초 군락 소멸 위기

글로벌 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은 10일 ‘2024년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WWF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간 기후와 생물다양성 등 이중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야생동물 개체군의 감소는 멸종 위험 증가와 함께 건강한 생태계의 손실 가능성을 알리는 조기 경보 신호다. 생태계가 훼손되면 깨끗한 공기, 물, 건강한 토양 등 인류가 누리는 자연 혜택이 사라진다. WWF는 “지구 생태계가 한계를 넘어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는 임계점인 ‘티핑 포인트’가 발생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티핑 포인트는 해당 지역을 넘어 식량 안보와 생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WWF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14~17%가 이미 파괴된 것으로 파악했다. 20~25% 이상이 파괴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열대우림이 더이상 지구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때문이다. WWF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가 강수 패턴의 변화 등 전 세계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끼쳐 식량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호초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극도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이자 해양생태계 보고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1998년, 2002년, 2016년, 2017년, 2020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을 겪었다. 현재의 기온 상승 속도를 감안할 때, 전 세계 산호초의 70~90%가 소멸할 위험이 있다.

● “지금 강력한 행동에 나서야”

WWF는 생태계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식량 시스템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자원 남용을 꼽았다. 특히 현재 식량 생산에 전 세계 물 사용량의 70%, 온실가스 배출량의 25% 이상이 쓰인다고 밝혔다. 생산된 식량의 30~40%는 폐기되거나 소비되지 않아 낭비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해선 빠르고 지속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확보하는 동시에 광범위한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기후변화의 주요 대응책으로 꼽았다.

WWF는 향후 5년간 재생에너지를 3배로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연간 약 4조5000억 달러(약 6075조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금융 시스템 역시 환경 파괴적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와 자연기반 해법에 자본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구생명보고서의 공동 연구를 수행한 앤드류 테리 런던동물학회(ZSL) 자연보전·정책국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력한 행동과 의지”라며 “우리는 필요한 조치를 이미 알고 있고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자연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혜 WWF 한국본부 사무총장도 “전 세계 탄소배출 상위 8위를 차지하는 국가로서 한국 정부도 더욱 책임감을 갖고 글로벌 목표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며 “인류가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살아가기위해 지금이야말로 행동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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