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어린아이도 사망…부상자 200여명 중 41명 중태
용의자, 사우디 출신 의사…“이슬람 혐오주의자 범행”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한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 2024.12.21. 게티이미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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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 희생자가 5명으로 늘었다. 용의자는 독일에 20년 가까이 거주한 반(反) 이슬람 극우주의 성향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남성이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국은 용의자가 독일 정부의 포용적 난민 정책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오후 7시경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에서 한 BMW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돌진해 5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41명은 중태다. 사망자 중엔 9세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가판대 사이 통로에 밀집한 인파 속으로 차 한 대가 고속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용의자는 사건 현장 인근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작센안할트주 총리는 용의자에 대해 “2006년 독일에 와 작센안할트주 베른부르크에서 의사로 일하는 사우디 출신 50세 남성”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이 공유한 미국 활동가 단체 ‘RAIR Foundation USA’의 성명에 따르면 용의자 이름은 탈레브 알-압둘모센이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9세 어린이를 포함한 5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다친 가운데 시민들이 크리스마스 마켓 근처 임시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2024.12.21. 게티이미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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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따르면 탈레브는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박해받는 여성들의 망명을 돕는 활동을 하면서 반이슬람 성향을 보였다. X(옛 트위터)에는 소총 사진과 함께 “독일이 국내외에서 사우디 출신 여성 망명자들을 쫓아내 삶을 파괴한다”, “독일이 유럽을 이슬람화한다”고 적었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마그데부르크 검찰은 “용의자가 사우디 출신 난민에 대한 처우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범인이 이슬람 혐오주의자라는 사실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사건 발생 직후 공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사우디 정부는 탈레브가 X에 올린 극단주의적 주장과 관련해 독일 정보당국에 여러 차례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우디 측은 2007~2008년 탈레브에 대한 인도 요청도 했지만, 독일 당국이 ‘귀국할 경우 안전이 우려된다’며 거부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사건 이튿날 현장을 찾아 “나라 전체가 함께 애도하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어떤 공동체나 가족도 성탄절 전에 이런 비열하고 어두운 사건을 겪어선 안 된다”며 애도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 등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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