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9일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들은 직후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 교수가 공동 수상자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존 점퍼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미 위싱턴대 의대 단백질설계연구소(I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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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한 데 이어 범용 코로나 백신까지 개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베이커 교수가 소장인 워싱턴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데 이어 후속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베이커 교수는 단백질 구조를 빠르게 예측하고 분석·설계하는 AI인 ‘로제타 폴드’를 개발했다. 스카이코비원도 IPD의 ‘로제타’를 활용해 완성도를 높인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베이코 교수가 이끄는 IPD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발굴해 개발에 돌입한 지 2년 만인 2022년, 스카이코비원 상업화에 성공했다. 스카이코비원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IPD의 항원 설계 기술이 적용됐다.
개발비는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공중 보건 증진을 위한 가능성을 인정받아 유럽연합(EU) 호라이즌2020 연구 혁신 프로그램과 국제 민간 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을 받았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전임상 단계 개발비를 지원했다.
2022년 7월 1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2.7.13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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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보다 적용 범위가 큰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 표적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베코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코로나19,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등과 그에 관련된 변이주가 이 계열에 속한다. 일종의 범용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도 IPD의 항원 설계 기술이 적용돼 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베이커 교수 연구진과 함께 코로나바이러스에 결합하는 단백질을 코 안에 분사해 인체 감염을 사전 차단하는 원리의 분무형 예방약도 모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베이커 교수 연구진과 함께 인체 세포의 ACE2 단백질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결합하는 부분 세 곳을 모방한 미끼 단백질을 개발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몸에 들어오면 마치 열쇠를 끼우듯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ACE2에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데, ACE2를 모방한 미끼 의약품이 그 전에 코로나바이러스와 결합해 세포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열쇠를 들이대면 가짜 문을 내미는 식이다. 베이커 교수는 2020년 9월 이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비강 분무(스프레이)형 백신은 초기 연구 단계에 있다”며 “당시 유행하던 초기 코로나바이러스를 겨냥해 연구를 진행했던 것인데 이후 바이러스 변이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 현재는 사베코바이러스 표적 범용 백신 개발에 좀 더 무게가 실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적응증을 갖는 후속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베이커 교수 연구진과의 분무형 연구 성과를 활용할 가능성도 물론 열려 있다”고 말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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