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19명 걸린 美대선 최대 승부처
해리스·트럼프 캠프, 올해 3억5000만 달러 퍼부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州) 스크랜턴을 찾아 유세했다. 선거인단 19명의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무조건’ 잡아야 하는 승부처다. 두 후보가 올해 이 지역 선거운동에 쓴 돈만 합계 3억5000만달러(약 4700억원)가 넘는다. 같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인 미시간·위스콘신에서 쓴 돈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해리스를 지원 사격하기 위해 펜실베이니아를 찾을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날 스크랜턴과 레딩에서 잇따라 유세를 벌였다. 펜실베이니아는 필라델피아·피츠버그 대도시권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백인 비율이 높은 시골로 갈수록 공화당 지지세가 강해지는 이중 구조다. 트럼프는 전체 인구의 약 75%인 백인 표심을 겨냥한 유세를 펼쳤다. “불법 이민자들에게 돈을 쓰느라 허리케인에 대응할 돈이 없다”며 대형 허리케인 헐린·밀턴 피해를 바이든 정부의 실정(失政)으로 부각했다. 또 셰일가스 생산이 주요 수입원인 점을 고려해 “당선되면 풍력 발전을 중단하고 프래킹(수압 파쇄법)과 시추로 미국의 에너지 자립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대선 승패는 7개 경합주 선거인단 93명의 향방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당선을 위해선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해리스가 226명, 트럼프가 219명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리스 입장에선 지금까지 트럼프에게 근소하게 앞섰던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에 펜실베이니아(19명)까지 승리해 270명을 채우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펜실베이니아를 놓칠 경우 선벨트(일조량 많은 남부) 경합주 4곳 가운데 2곳 이상을 가져와야 한다. 그러나 선거인단이 상대적으로 많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각각 16명씩)는 전통적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조지아는 지난 대선 때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0.23%포인트 차로 신승했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선 2008년 오바마 이후 민주당 후보가 이긴 적이 없다.
그래픽=양진경 |
트럼프 역시 선벨트 경합주 4곳(선거인단 49명)에서 모두 이겨도 268명이기 때문에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도 승리해야 한다. 펜실베이니아가 가장 해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미시간·위스콘신은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더 강하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4년 전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에게 패했지만 당시 바이든의 ‘고향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는 이날 스크랜턴을 찾은 데 이어 레딩에서는 캠프 차원에서 무료 이발까지 제공해 가며 총력전을 펼쳤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10일 피츠버그에서 사전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친다. 해리스 입장에선 대도시인 필라델피아·피츠버그에서 투표율이 높아져야 승리에 가까워진다. 해리스의 배우자 더그 엠호프는 최근 필라델피아 교외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했고, 지난 4일엔 피츠버그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투표 독려 연설을 했다.
한편 미 퀴니피액대가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난 3~7일 조사해 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위스콘신에서 트럼프는 49%, 해리스는 47%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미시간에서는 트럼프 51%, 해리스 47%였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선 위스콘신에서 해리스 48%, 트럼프가 47%였고 미시간에서도 해리스가 50%, 트럼프가 45%를 각각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뒤집힌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49%, 트럼프 47%였지만 지난달(해리스 51%, 트럼프 45%)보다 격차가 줄었다. 그간 해리스는 세 주에서 트럼프에게 앞서왔지만 이번 조사에서 우위가 뒤집혔다.
9일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EPA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