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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고향에 뜬 트럼프, 오바마도 출격 준비… 펜실베이니아의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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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 19명 걸린 美대선 최대 승부처

해리스·트럼프 캠프, 올해 3억5000만 달러 퍼부어

조선일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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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州) 스크랜턴을 찾아 유세를 했다.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무조건 잡아야 하는 이번 대선의 승부처다. 두 후보가 올해 이 지역 캠페인에 쓴 돈만 도합 3억 5000만 달러(약 4700억원)가 넘는데, 같은 러스트 벨트(rust·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인 미시간·위스콘신에서 쓴 돈을 합한 것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해리스 지원 사격을 위해 10일 펜실베이니아를 찾을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날 스크랜턴과 레딩에서 잇따라 유세를 벌였다. 펜실베이니아는 필라델피아·피츠버그 같은 대도시권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백인 인구 비율이 높은 시골 지역으로 갈수록 공화당 지지세가 강해지는 이중 구조다. 트럼프는 이날 전체 인구의 약 75%를 차지하는 백인 표심을 잡기 위해 맞춤형 유세를 펼쳤는데 “불법 이민자들에 돈을 쓰느라 허리케인에 대응할 돈이 없다”며 최근 남동부를 강타한 헐린·밀튼에 따른 피해를 바이든 정부 실정(失政)으로 부각했다. 또 셰일가스 등 화석 에너지원 생산이 중요 수입원인 점을 고려해 “당선되면 끔찍하고 비싼 풍력 발전을 중단하는 대신 프래킹(fracking·수압파쇄법), 시추를 통해 미국의 에너지 자립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대선 결과는 해리스·트럼프가 오차 범위 내 박빙인 7개 경합주에 걸린 선거인단 93명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전체 선거인단(538명)의 과반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해리스가 226명, 트럼프가 219명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분석된다. 해리스 입장에선 트럼프에 오차 범위 내 우위인 미시간(15명)·위스콘신(10명)에 더해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는 게 과반으로 가는 가장 수월한 길이다.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를 놓치면 선벨트(sun belt·남부 지역) 경합주 4곳 중 2곳을 가져와야 한다. 그런데 16명씩 걸려있는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조지아는 지난 대선 때 바이든이 트럼프에 0.23%포인트 차로 신승을 했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선 2008년 오바마 이후 민주당 후보가 이긴 적이 없다.

트럼프 입장에서도 선벨트 4곳을 모두 이긴다고 가정하면 러스트 벨트 중에선 펜실베이니아가 가장 해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미시간·위스콘신의 경우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더 강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4년 전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에게 패했는데, 바이든의 승리에 ‘고향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이날 스크랜튼을 찾은 것은 물론 히스패닉 인구가 상대적으로 높은 레딩에서는 캠프 차원에서 ‘무료 이발’까지 제공해가며 총력전을 펼쳤다. 트럼프가 전날 해리스를 인터뷰한 ABC방송 여성 진행자에 대해 “해리스보다도 멍청한 여성”이라 말하며 백인 유권자 저변에 깔려있는 ‘여성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건드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도 10일 펜실베이니아 제2의 도시인 피츠버그에서 사전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피츠버그가 속한 엘러게니 카운티에선 이번 주에만 약 18만 9000건의 투표용지가 발송됐고, 투표가 완료된 2만 4000건이 선관위에 제출됐다고 한다. 우편 투표 용지는 선거일인 11월 5일까지 개봉·개표하지 않는다. 해리스 입장에선 필라델피아·피츠버그에서 투표율이 높아져야 승리에 가까워진다. 배우자인 더그 엠호프는 최근 필라델피아 교외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했고, 지난 4일엔 피츠버그에서 열린 대규모 콘서트에서 투표 독려 연설을 했다.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 의원, 트럼프 정부 백악관 출신인 앨리사 그리핀·캐시디 허친슨 등도 9일 필라델피아 북서쪽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해리스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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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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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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