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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밀턴(Milton)’이 9일(현지시간) 늦은 오후나 10일 이른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지역 주민 55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날 CNN 등에 따르면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밀턴이 9일 늦은 오후나 10일 이른 오전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에 상륙한 뒤 중부를 가로질러 북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밀턴은 최대 풍속이 시속 250㎞로, 가장 강력한 5등급 허리케인이다.
미국 기상청은 “밀턴이 현 경로를 유지한다면 이 지역에 100년 만에 최대 영향을 주는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며 대피를 촉구했다. 밀턴이 관통할 것으로 보이는 탬파베이 해안엔 최대 4.6m 높이의 해일이 예상되며, 플로리다 반도 중북부엔 최대 46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15일 계획된 독일·앙골라 순방을 연기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받았다면 지금 당장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플로리다주는 허리케인 상륙 전 대피하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8일 기준 플로리다주의 주유소 총 7912곳 중 1300곳의 연료가 바닥났으며, 고속도로에선 수시간 동안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미국 남동부 지역은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이 강타하면서 230명의 사망자와 수십조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플로리다주 당국은 헐린의 피해가 채 복구되기도 전에 밀턴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밀턴은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중 역대 다섯 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이다. 또 1950년 이후 한 해에 5등급 허리케인이 두 개 이상 발생한 건 다섯 번밖에 없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이례적으로 많은 열을 품은 바다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멕시코만에서는 바다의 폭염으로 불리는 해양 열파(Marine Heatwave)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전례 없는 수준으로 달궈진 바다가 더 많은 에너지를 더하면서 허리케인의 풍속과 강우량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허리케인은 11월 대선 변수로도 떠올랐다. 외신에선 “허리케인이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파이낸셜타임스), “대선 결과는 신에게 달려 있다”(텔레그래프) 등의 평가가 나온다. 통상 대형 자연재해는 집권 여당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 피해를 바이든 정부의 실정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현 정부의 헐린 대응은) 미국 역사상 최악이었는데 또 다른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며 “미국은 이 무능한 바보들을 4년 더 견딜 수 없다”고 직격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5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그들은 집이 떠내려간 국민들에게 750달러(약 100만원)만 주면서 대다수 국민이 들어본 적도 없는 나라들에는 수백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 헐린 지원에 대한 많은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NBC는 8일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정치적인 이유로 해리스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디샌티스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해리스는 “위기 상황에서 정치 게임을 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임선영·천권필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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