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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이재명 “탄핵 얘기 안 했는데 했다고 우겨” 한동훈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구질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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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9일 10·16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부산시 금정구에서 김경지 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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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인 부산시 금정구를 나란히 찾았다. 두 사람은 ‘지역 일꾼론’과 ‘정권 심판론’을 각각 앞세웠다.

한 대표는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번 선거는 금정을 위해 누가 일할 수 있는지 정하는 아주 단순한 선거”라며 “중앙의 정쟁이라든지 정치 싸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선거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금정의 일꾼을 뽑는 선거마저도 정쟁과 선동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며 “(금정을 위해 더 잘 봉사할 일꾼의) 답은 당연히 우리”라고 강조했다. 이후 부산대 앞을 찾아 윤 후보의 손을 잡고 “이재명 대표가 와서 금정을 뺏어가겠다고 한다. 그거 그냥 보고 계실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이 대표는 김경지 민주당 후보와 함께 거리 유세를 하며 “금정구청장 선거는 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총선 이후) 2차 심판의 핵”이라며 “명확한 경고 카드로 금정구도 새로운 기회를 맞아보고, 다음 지방선거·대선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 보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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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9일 부산대 정문 앞에서 10·16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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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최근 이 대표의 ‘도중에라도 끌어내려야’ 발언을 놓고 거친 공방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김 후보 지원 유세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대리인을 뽑되 도저히 임기 내에 못 견딜 정도면 도중에 그만두게 하는 것”이라며 “이 뻔한 원리를 얼마 전 강화도에서 말했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부처 눈에는 부처만,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나는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여당은 내가 그 얘기를 했다고 우긴다”고 했다. 앞서 5일 인천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다음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여권이 “대통령 탄핵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반발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그러자 한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말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해석하면 그것이 맞는 것인데 (이 대표가) 그렇게 우기는 것은 구질구질하지 않나”고 되받았다. 또 “잘못된 말이었다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툭툭 털어버려야지, 그게 무슨 뜻인지 우리 모두 아는데도 아니라고 하면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런 날 선 신경전은 전통적으로 여당 강세인 금정구가 최근 격전지로 부상한 것과 무관치 않다. 두 사람 모두 이번이 세 번째 부산 방문으로 그만큼 여야 화력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2일 ARS 조사(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43.5%, 김경지 민주당 후보 40.0%를 기록해 두 후보 격차는 3.5%포인트로 오차범위(±4.4%포인트) 이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6일 친한계 만찬에서도 한 대표가 직접 ‘부산은 중앙정치 여론에 민감한 곳인 만큼 잘 지원사격하자’고 발언했을 정도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며 “지역 일꾼론을 앞세워 민주당을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 부산에서 유독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며 “이번에 반전 승리를 꾀하면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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