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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fn사설]세계국채지수 편입, 시장선진화 촉진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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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부터 실제 지수반영
공매도·밸류업 난제 해소해야


파이낸셜뉴스

한국 국채가 4번째 도전 끝에 세계 3대 채권 지수에 포함된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했다. 사진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로고.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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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8일(현지시간) 채권국가분류 반기 리뷰에서 한국을 WGBI에 추가키로 했다. 지난 2022년 9월 관찰대상국 지위에 오른 지 네번째 도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실제 지수 반영시점은 내년 11월부터다.

지난 2년간 정부가 지수편입을 위해 시장선진화 제도 개선에 매진한 값진 결과다. FTSE 러셀은 시장 규모, 국가신용등급, 시장접근성 수준을 고려해 통상 3월과 9월 WGBI 편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한다. 그러나 FTSE는 외국인투자자의 한국 시장 접근에 불편한 면이 있다면서 1등급을 유지해왔다. 이번에 2단계로 상향조정해 WGBI 편입을 위한 조건이 모두 충족된 것이다.

WGBI 지수 편입은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활성화에 단비와 같다. 해외 자금 유입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기대된다. WGBI 추종자금은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10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편입 비중이 2.22%라고 보면, 대략 75조원 규모의 자금이 우리나라 국채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풍부한 유동성 확보는 금리안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번 WGBI 지수 편입 의미가 크지만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갈 길은 아직 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선진시장으로 인정받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이 가운데 공매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FTSE 러셀은 현재 '선진시장'으로 분류된 한국 주식시장의 '공매도 금지'에 대해 경고했다. FTSE 러셀은 "금지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공매도 금지 탓에 우리나라가 선진시장 분류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다행히 공매도가 내년 3월 말 재개되는 일정이 확정된 것을 고려해 이번엔 공매도 문제 해결을 지켜보겠다는 구두경고로 끝난 것이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공매도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동시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제도개선을 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시장 선진화를 위해 풀어야 할 또 다른 큰 숙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완성과 안정화이다. WGBI는 우리나라 자본시장 제도에 대한 신뢰감을 보여줌으로써 얻게 된 기회이다. 반면 기업 밸류업은 우리 기업들의 본연의 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투자매력도를 높이는 게 핵심이다.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투명하게 거래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달성하기 더 힘든 과제인 이유다.

실제로 최근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놓고 말이 많다. 급기야 연내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조기 변경안이 제기됐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되려면 기업의 지배구조까지 아우르는 후속 법안까지 마련돼야 한다. 그런데 밸류업 관련 법안을 놓고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과 기업가치 회복을 위해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선진시장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적 안목으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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