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아랍국가들, 이란과 비밀협상…헤즈볼라도 휴전 긍정적
바이든-네타냐후 통화 주목…입장 차로 갈등 극대화에 무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고 있다. 2024.07.25.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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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과 아랍 국가들이 '중동에서의 모든 전선'에 대한 휴전을 이루기 위해 이란과 비밀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시적 성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쟁 당사자에 속하는 이란은 상황 정리를 위해 최근 외무장관이 중동 순방에 들어갔고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 또한 휴전에 보다 긍정적 입장을 비친 상태다.
그러나 또 다른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여전히 '강한 보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양측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 이전과 마찬가지로 휴전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이스라엘 방송 '채널12'에 따르면 미국과 아랍 국가들은 중동의 모든 전선을 한꺼번에 진정시키기 위한 '포괄적 휴전'을 위해 이란과 비밀 회담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은 회담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위 관리들이 관련 정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최근 1년을 맞은 가운데 중동 상황은 격화를 거듭하고 있다.
가자지구를 둘러싼 여러 차례의 휴전 협상은 무산됐고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와 지상전을 벌이며 전선을 넓혔다.
여기에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해 온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항하겠다고 선언한 뒤 지난 1일 미사일 200발을 이스라엘에 쏘아올리면서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시설 공습과 같은 재보복을 고심 중이다.
반미·반이스라엘 세력 '저항의 축' 일원들도 이스라엘과 부딪히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일원들은 하마스, 헤즈볼라를 비롯해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이라크 민병대 등이 꼽힌다.
휴전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8일 헤즈볼라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의 TV 연설 영향이 작지 않았다. 카셈은 이날 헤즈볼라와 가까운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의 "휴전을 위해 벌이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했다.
당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멈추는 조건으로 가자지구 휴전을 요구해왔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는 헤즈볼라가 '조건 없는 휴전'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부 지도자 셰이크 나임 카셈의 모습. 2024.06.11. ⓒ 로이터=뉴스1 ⓒ News1 임여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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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8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에 돌입했다.
구체적인 순방 국가나 기간이 알려지지는 않은 상황 속 아락치는 이번 순방의 목적에 대해 "중동 상황을 협의하고 가자지구 및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범죄를 막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락치는 9일 늦게 카타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아울러 현 분쟁 상황에서 걸프 아랍 국가들의 '중립'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8일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의 한 고위 관리는 "걸프 아랍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공격에 있어) 영공이나 군사기지 사용을 허용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며 "그러한 움직임은 대응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움직임은 일련의 걸음과는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당초 9일로 예정됐던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미국 국방부 본부(펜타곤) 방문 일정은 네타냐후의 개입으로 취소됐다.
대신 네타냐후는 이날(9일) 바이든과 전화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에 관해 논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통화에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갈등이 극대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이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측은 "우리는 이번 통화로 이스라엘 보복의 한계를 구체화하려고 한다"며 이스라엘이 '균형 있게' 이란의 주요 목표물을 공격하길 원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현재 힘의 우위에 있다"며 "리타니강(레바논 남부) 너머로 (헤즈볼라를) 철수시키고 국경 인근 지역의 모든 헤즈볼라 군사 시설을 해체하는 것이 우리 측 휴전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8일 저녁 영상 성명을 통해서는 헤즈볼라를 정면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헤즈볼라의 역량을 약화시켰고 나스랄라의 후계자와, 그 후계자의 후계자를 포함한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했다"면서 "레바논 국민이 헤즈볼라로부터 벗어나 전쟁을 끝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레바논이 가자지구처럼 고통에 빠지기 전에 레바논을 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9일에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충돌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하이파 남쪽 해안 마을과 그 인근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린 직후, 레바논에서 발사된 발사체 2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에 침투하려는 이스라엘군의 두 차례 시도를 격퇴했다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기습 방문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언론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0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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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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