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우위 선 이스라엘, 병력 늘려 '더 큰 전쟁' 준비
'이란 보복 임박' 관측 속 미국·이란 중동 휴전 협상
9일 레바논 남부 마을 키암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이 하마스 공격을 멈추지 않는 한 이스라엘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해왔던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8일(현지시간) '조건 없는 휴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중순부터 공세를 강화해 헤즈볼라 지도부와 시설을 속속 파괴한 데 따른 입장 변화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장에서 우위에 선 이스라엘은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일 기세다. 지난 1일 이스라엘로 미사일을 약 180기나 발사한 이란에 대한 보복 논의도 속도를 높이는 분위기다.
헤즈볼라 2인자 "휴전 성사되면..."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은 8일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이 휴전을 위해 수행하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며 "휴전이 성사되고 외교의 장이 열리면 다른 세부 사항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휴전 제안'으로 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나 헤즈볼라가 전쟁에서 어느 정도 숨 고르기를 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러한 변화는 헤즈볼라가 받은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폭사(지난달 27일) 11일 만인 지난 8일 그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사촌 하심 사피에딘 헤즈볼라 집행위원장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사피에딘은 지난 3일 이스라엘군 공습을 당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나스랄라, 나스랄라 후계자, 후계자의 후계자까지 제거했다. 오늘날 헤즈볼라는 수년간 어느 때보다 약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방위군이 8일 레바논 남부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이스라엘 측이 공개했다. 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 레바논에 예비군 사단 추가 투입
그러나 이스라엘은 도리어 전쟁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8일 예비군 병력인 제146사단을 레바논 남부에 새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미 배치된 3개 상비군 사단을 보강하는 병력이다. 특히 상비군이 아닌 예비군을 투입한 것 자체가 '전면전 강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레바논 북부로 더 깊숙하게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전쟁이 계속되면 레바논이 가자지구처럼 파괴될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내놨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 보복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곧 전화 통화를 할 것'이라고 8일 보도했는데, 이를 두고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내부에서 논의한 이란 보복 방침을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확전 방지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미국은 중동 내 모든 전선의 휴전을 목표로 이란과 비밀 협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해당 협상은 이스라엘에도 공유되고 있다고 한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