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레바논 동부 발벡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건물 내부에 어린이용 자전거가 파손된 채 버려져 있다. 발백=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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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지상전 공세를 강화한 이스라엘이 무인기(드론)와 저격수 등을 이용해 피난길에 오른 민간인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가자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포위 소탕 작전을 펴면서 여성과 어린이 등 피란민에게도 마구잡이로 총격을 가하는 전쟁범죄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CNN 방송은 8일(현지 시간)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가자 북부 자발리아의 한 도로에서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에 따라 인도주의 구역으로 가던 피란민들이 대낮에 참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주민 모하마드 술탄 씨가 촬영한 영상에선 하늘에서 드론 소리가 난 뒤 총알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도 들렸다. 해당 공격으로 9세 여아 1명 등 3명이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6일부터 자발리아를 완전히 포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재건을 막기 위해 지상군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알자지자 방송은 9일 다시 추가 병력이 투입돼 공격이 더 거세졌다며 “공습 또한 쉴새 없이 이뤄져 사상자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발리아 주민 이타프 하마드 씨는 CNN에 “이스라엘군이 움직이는 건 모두 다 쏜다”며 “6일 숨진 조카의 시신을 수습하러 가고 싶지만 외출은커녕 창문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직후부터 지상군이 투입돼 폐허나 다름없지만, 아직 하마스대원들이 5000여 명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BBC방송은 “이스라엘이 주민 수십만 명을 몰아낸 뒤 하마스를 말살하는 극단적인 작전을 펼친다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실제로 지오라 에일란드 전 이스라엘 총리실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4일 제안한 작전이다. 비인도적인 전쟁범죄라는 비난이 일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따르면 베냐민 네탸냐후 총리는 지난달 22일 이스라엘 의회 외교안보위원회와 만난 자리에서 “에엘린드의 계획이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다른 옵션들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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