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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네타냐후, 바이든과 오늘 이란 보복 논의"…중동 정세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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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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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중동 내 휴전을 위해 이란과 회담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온 가운데 결국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수위에 따라 중동 정세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네타냐후, 8일 밤 안보내각과 이란 공격 논의



8일(현지시간) 악시오스·로이터통신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9일 오전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로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가 이뤄진다면 지난 8월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우리는 (양국 정상의) 통화를 이스라엘의 보복에 한계를 정하는 데 활용하고 싶다”며 “미국은 이스라엘이 비례적으로 이란의 목표물을 공격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양국 정상이 레바논과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안보내각과 군, 정보기관 수장 등을 불러 이란 공격 규모와 시기 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악시오스에 “보복은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때와 같은 은밀한 작전이 결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을 향해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쐈고, 이스라엘은 보복 조치로 이란 내 석유 시설 또는 핵 시설 공격 등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미군 작전을 지휘하는 에릭 쿠릴라 미군 중부사령관은 지난 6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 군 지도부에 이란의 석유 시설과 핵 관련 시설을 표적으로 삼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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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뤄진 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가 예루살렘에서 열린 안보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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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관리 “보복 상당한 규모 될 것”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9일 예정됐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의 미국 방문을 막았다. 갈란트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두 조건이 충족돼야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갈란트 장관에게 알렸다고 한다. 네타냐후 총리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로 대화하고,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이란의 재보복을 승인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WP는 이날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란 나탄즈시 근처 주요 농축 공장이 지하 약 25피트(7.62m)에 콘크리트로 보강돼 있는 점을 감안해 이 터널 입구를 봉쇄하고 환기구를 파괴하는 공격 ▶무기급 물질 생산에 필수적인 원심분리기를 건설할 수 있는 시설 같은 보조 장소 공격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핵시설 대신 탄도 미사일 기지나 방공망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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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자력 기구가 2019년 공개한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의 원심분리기 기계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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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휴전 명목 정치 활동 지지”



앞서 이날 이스라엘의 채널12 방송은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중동 모든 전선의 휴전을 목표로 이란과 비밀 회담을 시작했다는 통보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현재 회담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히면서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너머로 (헤즈볼라를) 철수시키고 국경 근처 지역 모든 헤즈볼라 군사기지를 해체하는 것을 포함하는 휴전이 우리측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 2인자(사무차장) 나임 카셈도 이날 TV 연설에서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나비 베리(레바논 의회 의장)가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휴전 문제가 구체화되고 외교가 이를 달성하면 다른 세부 사항이 논의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간 헤즈볼라가 요구해온 휴전 선결 조건인 ‘가자지구 휴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헤즈볼라가 휴전 협상에 여지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 퍼지면서 국제 유가 이날 4% 넘게 하락했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이날 배럴당 77.1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75달러(-4.63%) 하락했고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73.57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57달러(-4.63%)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에 들어갔다. 아락치 장관은 출국 전 “중동 상황을 협의하고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범죄를 멈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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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이 연설하고 있다. 이 영상은 TV로 중계됐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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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병력 추가 배치…시리아도 폭격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지상 작전을 위해 수천 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10m가량 뻗은 헤즈볼라 땅굴을 찾아내 파괴했다. 아울러 무기 밀수를 담당하는 헤즈볼라 지휘관을 겨냥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도 폭격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군의 폭격으로 숨진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도 제거했다고 밝혔다. 후계자로 거론돼온 하심 사피에딘을 거론한 것으로 추정되나, 헤즈볼라는 그의 신변에 대해 이날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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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위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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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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