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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페북마저 개인화 추천 ‘덫’ 설치...중독성 논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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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틱톡처럼…개인화 추천 강화

알고리즘 부작용에…각국 규제 움직임

아시아경제

페이스북은 지인 여부와 상관없이 관심사 기반 콘테츠를 노출하는 '탐색' 탭을 추가했다. [이미지=메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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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틱톡, 유튜브처럼 개인화 추천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지인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더 많이 노출하는 것이다. 중독성 문제 등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이를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타는 최근 페이스북 업데이트를 통해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강화했다. ‘탐색’과 ‘로컬’ 탭을 신설해 각각 관심사와 지역 기반 콘텐츠를 제공한다. 쇼트폼(짧은 영상), 롱폼(긴 영상), 라이브 영상을 한 곳에 모아 전체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비디오’ 탭도 추가하고 초개인화 콘텐츠를 추천한다. ‘팔로우’ 등 지인 관계가 없어도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면 노출하는 것이다. 새 기능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테스트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기본적으로 지인 기반 콘텐츠를 보여주는 소셜미디어다.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화된 콘텐츠·광고를 노출하지만 친구의 게시물이나 친구가 추천한 콘텐츠를 우선 보여준다. 여기에 댓글이나 좋아요 등의 반응, 게시물을 보는 시간, 이용자 개인 정보 등을 노출 순서에 반영한다. 인스타그램이나 엑스(X·옛 트위터) 등 양방향 소통형 SNS가 이런 방식이다.

이를 두고 페이스북이 틱톡, 유튜브 같은 콘텐츠 소비형 소셜미디어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틱톡의 부상으로 많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친구, 가족 등이 게시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틱톡은 첫 화면 ‘포 유(For you)’를 통해 개인화 콘텐츠를 끊임없이 노출한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 조사 결과 이용자의 85%가 포 유 추천 화면을 즐긴다고 응답하는 등 중독성 강한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 역시 이용자의 영상 시청 이력, 시청 시간, 검색 기록 등에 기반해 일방향으로 콘텐츠를 노출한다.

페이스북이 개인화 추천을 강화한 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다. 좋아할 만한 강렬한 콘텐츠로 눈길을 잡고 여기에 추천 알고리즘을 결합해 빠져나오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쇼트폼 형식의 콘텐츠를 늘려 무심결에 영상을 계속 스크롤하면서 애플리케이션(앱)에 오랫동안 머물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이를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빗대 빠져나오기 힘든 ‘토끼굴’이라고 지칭한다.

이런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강화 방침은 최근 추세에 역행한다는 평가가 많다. 개인화 추천은 극단적인 콘텐츠 소비를 부추기고 소셜미디어 중독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각국에선 규제 움직임이 거세다. 지난 2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틱톡, 유튜브 등에 알고리즘 설계로 발생하는 유해 콘텐츠 유포 등 관련 위험성을 평가하고 적절히 조치했는지 설명을 요구했다. 해당 기업들은 내달 15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집행위는 답변서 내용을 평가한 뒤 공식 조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미국 연방 상원은 지난 8월 아동온라인안전법(KOSA)을 통과시킨 후 하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KOSA는 플랫폼 기업이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알고리즘으로 콘텐츠를 자동 재생하는 기능을 끌 수 있게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는 14세 미만 청소년이 SNS 계정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고 14~15세는 부모 허가를 받아야 SNS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안을 제정했다.

국내에서도 입법 논의를 시작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청소년의 SNS 일별 이용 한도 등을 담은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중독성 있는 알고리즘 사용 시 부모의 확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 관계자는 "이미 주요 선진국에선 거대 플랫폼에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며 "추천 알고리즘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에서 자율규제를 기대하기보다는 조속히 입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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